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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11일 개봉한 영화 ‘서브웨이 하이재킹:펠햄 123’(이하 ‘펠햄 123’)은 덴젤 워싱턴과 토니 스콧 감독의 4번째 호흡, 덴젤 워싱턴의 100kg 뚱보 변신, 존 트라볼타의 악역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1970년대 흥행작 ‘지하의 하이재킹’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뉴욕 한복판 지하에서 지하철을 납치, 1시간 내에 거액인 1000만 달러를 줄 것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이는 테러리스트 라이더(존 트라볼타 분)를 상대로 협상을 벌이는 지하철 배차원 가버(덴젤 워싱턴 분)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지하철 고위직이었다가 뇌물수수혐의로 배차원으로 강등된 가버는 근무 중 펠햄 123호가 선로에 멈춰선 것을 보고 접촉을 시도하다 테러리스트들의 리더인 라이더에 의해 협상자로 선택된다. 가버는 인질의 목숨을 조건으로 뇌물수수에 대한 자백을 강요하는 등 라이더의 요구로 급박한 상황을 맞을 때마다 용기와 지혜를 발휘하며 사건을 이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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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시각각 이어지는 급박한 상황들에 현금수송 차량의 속도감 있는 움직임과 이동 중 일어나는 잇단 사고 등 영상들을 효과적으로 삽입해 지루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때로는 광기를 드러내고 때로는 농담을 던지기도 하며 긴장감 있게 사건을 이끄는 존 트라볼타의 악역 연기는 압권. 그러면서도 어설픈 농담을 던지는 뉴욕 시장 등의 모습을 통해 간간히 어이없는 웃음도 유도하며 긴장을 풀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이 영화가 담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인질극, 가버가 이를 해결해 가는 과정의 스릴뿐만이 아니다. 은행에서 한번에 인출할 수 있는 돈의 한도가 얼마인지 모르는 뉴욕 시장,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듯 가버를 무시하고 나서다 인질 한명을 죽게 만드는 인질협상 전문가, 다수의 인질과 맞교환하자는 제의를 외면하는 시장과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이를 수락하는 가버의 엇갈림을 통해 세태를 풍자한다.
가버가 뇌물수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월급쟁이라는 소시민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씁쓸해지기도 한다.
다만 인질극을 벌이는 중에도 컴퓨터를 켜놓고 인터넷으로 주가의 변동을 확인하는 라이더 일행의 모습을 통해 이들의 목적이 단순히 1000만 달러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뒤통수를 치는 듯한 반전의 짜릿함은 주지 못하는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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