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다. 시즌 초반 쉽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
올 시즌 상황도 비슷했다. 5라운드까지 4경기에서 1승 2무 1패, 승점 5점을 얻었을 뿐이다.
맨유가 주춤하는 사이 라이벌 리버풀과 첼시는 3승 2무, 승점 11점으로 맨유에 성큼 앞서 나갔다.
또 하나의 '슬로 스타터'였던 리버풀은 맨유와 다르게 시즌 초반 꾸준히 승리를 챙기면서 기세를 올렸다. 맨유로서는 라이벌 구단의 초반 질주가 못내 불안할 수 있는 상황.
맨유에게 첫 번째 위기는 지난해 11월 리그 12라운드 아스널 원정 경기에서 찾아왔다. 맨유는 이 경기에서 아스널의 신예 나스리에게 2골을 헌납하며 1-2로 패했다.
이 패배로 맨유는 리버풀과 첼시에 승점 8점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12월 중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을 노리던 맨유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리그 판도였다.
그러나 막상 클럽월드컵 우승컵을 들고 영국으로 돌아왔을 때, 리버풀과 첼시는 나란히 승점 1점밖에 얻지 못했다. 2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6~7점의 승점차는 그리 커보이지 않았다.
힘을 얻은 맨유는 박싱데이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승수쌓기에 나섰다. 12월말부터 3월 중순까지 11연승을 달리며 첼시와 리버풀을 차례로 제치고 리그 선두권을 형성했다.
이 기간 칼링컵과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대회에서 꾸준한 성과를 보였기에 더욱 놀라운 성적이다.
리버풀과 첼시는 지난 해 11월 나란히 칼링컵에서 떨어졌고, 여기에 리버풀은 FA컵도 2월에 마감했다. 프리미어리그에 모든 것을 다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반대로 첼시는 히딩크 감독이 부임했을 때 리그 우승을 노리기 어려운 상태였다. FA컵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렸지만 남은 것은 FA컵 우승뿐이다.
맨유는 11연승을 마감하며 두 번째 위기를 맞았다. 12연승의 길목에서 리버풀을 만나 1-4로, 이어진 풀럼전에서 0-2로 패하며 2연패를 당했다.
이 위기 상황에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17세의 스트라이커 페데리코 마케다였다. 마케다는 아스턴 빌라전과 선덜랜드전에서 2경기 연속 결승골을 터뜨리며 맨유를 침몰 직전에 건져냈다.
이후 경기력을 조금씩 회복했고 리버풀과 엎치락 뒤치락 선두경쟁을 벌이는 한편 미뤄둔 일정을 꼬박꼬박 승리로 바꿔 리버풀의 추격을 벗어날 수 있었다.
맨유는 2008-2009시즌을 최고의 해로 보냈다. FA컵 4강에서 에버튼에 패하기 전인 4월까지 5관왕을 노리는 최강의 전력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37라운드까지 리그 18골로 변함없는 모습이었고, 네마야 비디치-리오 퍼디낸드-에드윈 반 데 사르의 철벽 수비진은 13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으로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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