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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물가 3.8%에도 금리 동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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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29 22: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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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연 2.5% 유지…시장 예상 부합
물가 3년來 최고…ECB 목표 2%의 두 배 육박
에너지값 급등에도 임금 등 2차 파급 제한적
프랑스 국채금리 급등·경기 둔화 우려에 신중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과 물가 상승 압력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3.8%로 ECB 목표치인 2%의 두 배에 육박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임금 등으로 본격 확산하지 않은 데다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추가 긴축을 서두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에서 한 여성이 대형 유로화 기호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AFP)
2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에서 한 여성이 대형 유로화 기호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AFP)
ECB는 29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주요 정책금리인 예금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이다. ECB는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자 지난 6월과 9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ECB는 이날 성명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전망에는 상방 위험을, 경제성장 전망에는 하방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에너지 충격의 규모가 커지고 지속 기간이 길어지면서 물가를 끌어올리고 성장률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8%로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생산비용을 높여 유럽 경제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ECB가 금리를 동결한 것은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했다는 증거가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ECB는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임금도 에너지 가격 상승에 유의미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이 임금 인상과 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2차 파급효과’를 좀 더 확인하겠다는 판단이다.

금융시장 불안도 ECB의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증가에 대한 우려로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5%를 넘어 200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독일 국채와의 금리 격차도 약 1.55%포인트로 확대됐다. ECB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이미 불안한 프랑스 국채시장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

유로존 경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시장에서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2%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CB 역시 지난 통화정책회의 이후 금융여건이 긴축되면서 향후 물가와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오는 12월 새로운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향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임금과 서비스 물가로 확산하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통화정책 결정에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내년 2월 7일 조기 퇴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임기보다 일찍 물러나기로 하면서 차기 총재 인선도 유럽 통화정책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9월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ECB 통화정책이사회 회의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ECB는 29일 라가르드 총재가 내년 2월 7일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사진=AFP)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9월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ECB 통화정책이사회 회의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ECB는 29일 라가르드 총재가 내년 2월 7일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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