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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에서 버디 7개(보기 2개)를 몰아치며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던 정찬민은 이날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강풍 속에서 탄도를 낮추고 무리한 공격 대신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집중했다.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잡아냈고 보기 4개를 기록했지만 끝까지 흐름을 잃지 않았다.
경기 뒤 정찬민은 “아침부터 바람이 많이 불어서 캐디와 무리하지 말고 지키는 플레이를 하자고 이야기했다”며 “찬스가 오면 잡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최대한 버티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날 영암에는 선수들의 계산을 무너뜨릴 정도의 강풍이 몰아쳤다. 정찬민은 “3번홀에서 152m를 남기고 8번 아이언을 쳤는데 공이 120m밖에 가지 않았다”며 “보통은 160m 정도 나가는데 공이 가다가 바람 때문에 다시 뒤로 돌아오는 느낌이었다”고 웃었다.
강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배경에는 달라진 경기 운영이 있었다. 정찬민은 “탄도를 최대한 낮게 가져가려고 했다”며 “공을 띄우지 않으니까 바람 영향을 덜 받았고 무리하게 덤벼들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6번홀(파5) 이글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정찬민은 강한 앞바람 속에서도 세컨드샷을 정교하게 컨트롤했고 약 9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정찬민은 “세컨드 샷에서 구질과 커브 양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샷 자체는 잘 맞았다”며 “퍼트 때는 캐디와 본 경사가 잘 맞아 자신 있게 스트로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찬민은 K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다. 평균 310야드를 훌쩍 넘기는 비거리로 2022년 장타상(317.11야드)을 차지했고, ‘괴력의 사나이’,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7~2018년 국가대표를 지낸 그는 2019년 KPGA에 입회했고 2022년부터 정규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폭발력은 이미 증명했다. 2023년 GS칼텍스 매경오픈과 골프존-도레이 오픈에서 우승하며 통산 2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에는 기복이 문제였다. 2024년 15개 대회에서 단 5차례만 컷을 통과했고 톱10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역시 15개 대회에서 8차례 본선에 진출했지만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2023년 11월 골프존-도레이 오픈 우승 이후 상위권 경쟁과도 거리가 있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했고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공동 13위, 우리금융 챔피언십 공동 27위, GS칼텍스 매경오픈 공동 31위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평균타수다. 올해 평균타수는 70.08타로 지난해 71.56타, 2024년 71.71타, 2023년 71.48타보다 크게 낮아졌다. 단순히 멀리 치는 선수에 머물지 않고 경기 운영 능력과 안정감까지 갖춰가고 있다는 의미다.
정찬민은 남은 라운드에서도 공격보다 흐름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바람이 강한 코스에서는 한 번 흐름이 무너지면 타수를 잃기 쉽다”며 “욕심내기보다는 내가 할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끝까지 차분하게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5시 20분 현재 2라운드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상엽과 오승택이 1타 차 공동 2위로 정찬민을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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