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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안 했다"는 이란…국영매체는 韓선박 공격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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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6.05.07 18:35:54

호르무즈 화재 두고 정부·언론 엇갈린 메시지
이란 의회 고위인사, 국회 화상면담서 연루설 부인
프레스TV “해상 규칙 위반 선박 겨냥” 주장 논란
한국인 40여명·선박 26척 중동 긴장 속 촉각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폭발·화재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으로는 “이란군의 공격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도, 국영 매체에서는 사실상 한국 선박을 겨냥한 ‘물리적 행동’을 시사하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란 정부와 국영 매체의 엇갈린 메시지가 이어지면서 중동 해상 안보 불안과 함께 한국 선박 안전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7일 정치권과 외교가에 따르면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이날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약 1시간 동안 진행한 화상 면담에서 “이란군이 공격하지 않았다”며 “이란 언론사의 보도는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아지지 위원장은 특히 “만약 이란이 실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공격했다면 정부나 군이 당당히 인정했을 것”이라며 “사실이 아니니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 국민은 한국에 우호적 감정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HMM이 공개한 벌크선 HMM 나무호 자료사진 (출처=연합뉴스)
이번 면담은 지난달 30일 주한이란대사관 측 요청으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 폭발·화재를 둘러싸고 이란 연루설이 확산하자 양국 간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석기 위원장은 면담에서 “현재 이란 내 한국 국민 40여 명이 체류 중이고,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관련 선박 26척과 한국 선원 160여 명이 사실상 발이 묶여 있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아지지 위원장은 “한국 측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며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이란 국영 영어매체인 프레스TV는 정반대 해석이 가능한 보도를 내놓으면서 혼선이 커지고 있다.

프레스TV는 6일(현지시간) ‘전략분석 데스크’ 칼럼에서 “이란이 새로 정의한 해상 규칙을 위반한 한국 선박 1척을 겨냥한 것은 물리적 행동을 통해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주장했다. 선박 명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시기상 HMM 나무호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칼럼은 미국이 추진하던 ‘프로젝트 프리덤’을 사실상 중단한 배경으로 이란의 비대칭 억제력과 강경 대응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통제 범위를 아랍에미리트(UAE) 영해까지 확대하겠다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전략도 정당화했다. 특히 UAE 푸자이라 항구를 “새로운 작전 한계선”으로 규정하며 “국제 공해상만 안전할 것이라는 환상을 깨뜨렸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주한이란대사관이 발표한 공식 입장과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대사관은 “이란군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군사·안보 긴장 상황에서 공표된 요구 사항과 작전 현실을 무시하면 의도치 않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한국 선박이 이란 측이 설정한 새로운 해상 통제 규칙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일정 부분 책임을 선박 측에 돌리는 동시에, 물리적 대응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이란 내부에서도 정부·외교라인과 혁명수비대 강경파 간 메시지 관리가 일원화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아지지 위원장은 혁명수비대(IRGC) 출신 강경파 인사로 알려져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핵심 통로로 꼽히는 전략 요충지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격화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각국 상선 안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데다 국내 해운사 선박들의 통항 비중도 높아 향후 사태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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