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림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장은 14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이희호 옥중기록’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국민, 나아가 세계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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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사는 수감 중인 김 전 대통령과 바깥세상을 잇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였다. 당국의 감시 속에서 생계를 책임지는 한편, 김 전 대통령의 구명운동까지 감당하며 그의 대리인 역할을 했다. 한 달에 한 번, 가족에게 단 10분만 허용된 면회에서 그는 신문과 잡지를 접할 수 없었던 김 전 대통령에게 국내외 정세를 압축해 전달했다. 외부에서는 김 전 대통령과 정치범들의 비인간적 처우 개선을 촉구하며 독재정권에 맞선 구명 활동을 이어갔다.
이번에 공개된 옥중 면회 메모에는 ‘기침 심하고 표정 굳음’ 같은 건강 상태부터 ‘국장급 이상 500명 이동’, ‘한일 관계-1월 11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경협 실무회담’ 같은 시국 정보까지 빼곡히 적혀 있다. 철저히 고립된 수감 생활 속에서도 남편에게 외부 소식을 전하며 현실 감각과 정치적 감각을 잃지 않도록 도왔다는 걸 알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수감 생활 속에서 겪은 극한의 심리 상태가 담긴 메모도 있다. 면회 자리에서 이희호 여사가 남긴 기록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그간 자포자기하여 발광 직전까지도 간 적이 있다”며 “내 일생 이토록 치욕스럽고 괴로웠던 적이 없다. 하느님이 왜 나를 살리셨나 원망도 했었다”고 토로했다.
김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김홍걸 전 국회의원은 “두 분은 단순한 부부를 넘어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라는 뜻을 함께한 동지였기에, 어떤 고난 앞에서도 굴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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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담긴 기록은 군사정권 시기 정치범들이 겪어야 했던 인권 탄압의 실상과 민주화운동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는 “이 여사의 기록은 민주화와 인권을 향한 우리의 역사,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철학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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