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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발 ‘AI 음원 퇴출’ 확산하나… 국내 음악시장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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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백 기자I 2026.10.22 2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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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품질·스팸성 음원 5000만곡 추천 제외
디저엔 하루 9만곡… AI 음악 공급 폭증
멜론·지니 등 유통·수익 배분 과제 부상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음악이 쏟아지면서 글로벌 음원 플랫폼들이 관리 강화에 나섰다. AI 음원의 대량 유통이 음악시장의 수익 배분 질서까지 흔들자 스포티파이를 비롯한 주요 플랫폼들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22일 음악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올해 들어 저품질·스팸성 음원 5000만곡 이상을 추천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AI를 활용해 대량 생산한 저품질 음악과 스팸성 음원 등이 이용자의 청취 경험을 해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스포티파이는 최근 6개월간 이용자들이 반복적으로 건너뛰거나 외면한 음원 등을 분석해 추천 시스템을 개선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규정 위반에 따른 스팸성 음원 7500만곡 이상을 플랫폼에서 삭제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하루 9만곡 쏟아지는 AI 음악…실제 재생은 1~3%

AI 음악의 공급 과잉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프랑스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하루 약 9만곡의 완전 AI 생성 음악이 업로드됐다. 신규 업로드 음원의 절반 이상이 AI로 제작된 셈이다. 지난해 초 하루 약 1만곡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9배로 늘어난 규모다.

반면 실제 청취 비중은 미미하다. 디저에서 AI 생성곡이 전체 음악 재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AI 생성곡 재생의 최대 85%가 인위적으로 재생 횟수를 부풀린 부정 재생으로 식별됐다. AI 기술로 음악 생산량은 폭증했지만 이용자의 실질적인 수요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 과잉이 기존 음악산업의 수익 구조까지 위협한다는 점이다. 음원 플랫폼은 전체 스트리밍 실적에서 개별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토대로 수익을 배분한다. AI로 대량 생산한 음원이 자동화된 재생이나 부정한 방식으로 재생 횟수를 늘리면 기존 창작자에게 돌아갈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청취 수요와 관계없는 음원이 수익 배분 과정에 참여하면서 정상적인 창작 활동의 경제적 기반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글로벌 플랫폼들은 AI 음악 자체를 금지하기보다 저품질 음원의 무분별한 유통과 부정 재생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추천 알고리즘을 정비하고, 디저는 완전 AI 생성곡을 알고리즘 추천에서 제외하는 한편 부정 재생을 수익 배분에서 배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음원의 삭제와 추천 제외가 다른 조치라는 사실이다. 음원이 플랫폼에 남아 있더라도 추천 목록에서 빠지면 새로운 청취자에게 발견될 기회가 줄어든다. 유통의 문턱을 낮춘 AI 기술이 역설적으로 플랫폼의 선별 권한을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국내 플랫폼도 대응 과제…AI 음악의 ‘유통 기준’ 중요해져

글로벌 플랫폼들의 움직임은 국내 음원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멜론·지니뮤직·벅스 등 주요 플랫폼 역시 AI 생성 음악이 늘어날 경우 이를 식별하고 관리할 기준이 필요하다. 특히 AI 활용 여부뿐 아니라 가수 사칭, 저작권 침해, 인위적인 재생 횟수 조작 등을 어떻게 걸러낼지가 핵심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1월 AI 기본법과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생성형 AI 결과물의 표시 등 투명성 확보 의무가 마련됐다. 다만 AI로 제작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과 해당 음원의 유통을 제한하거나 수익 배분에서 제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AI 기본법만으로 음원 플랫폼의 추천 기준이나 정산 방식이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AI 음악이 새로운 창작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배제도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AI를 작곡·편곡 등에 활용한 음악과 사람의 창작 과정 없이 대량 생산된 스팸성 음원을 동일하게 취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생성 방식만으로 음악의 가치를 판단하기보다 창작자의 권리 침해 여부와 실제 청취 수요, 부정 재생 여부 등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국내 음악 유통시장의 경쟁 구도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음원을 확보하느냐가 플랫폼의 경쟁력이었다면, AI 시대에는 방대한 음원 가운데 신뢰할 수 있는 음악을 얼마나 정확히 선별하고 추천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추천 알고리즘의 판단이 곧 음악의 노출 기회와 수익으로 연결되는 만큼 플랫폼의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AI 음악 시대의 과제는 기술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창작과 시장 교란을 구분하는 데 있다. 가요계 관계자는 “AI로 누구나 손쉽게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됐지만, 생산량 증가가 실제 소비자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외 플랫폼의 AI 음원 관리 강화는 음악시장의 신뢰와 공정한 수익 배분을 위한 조치로, 국내에서도 유통·추천·정산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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