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반도체 1위도 AI활용 못하면 도태" 세계은행의 경고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정유 기자I 2026.08.06 17:59:51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I시대 생존전략 제시]
삼성·SK HBM은 필요조건일 뿐
제조 현장 이식 못하면 소용없어
'초거대 AI' 무모한 개발 올인보다
韓특화 소형 AI 확산에 사활 걸어야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승패는 더 큰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얼마나 빠르게 산업 전반에 확산시켜 생산성을 높이느냐에 달렸다는 세계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반도체 강국이자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한국도 독자 모델 개발 경쟁과 함께 제조업·의료·금융 등 산업 현장의 AI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6일 세계은행의 ‘세계개발보고서(WDR) 2026’에 따르면 국가 AI 전략은 기존 AI를 활용하는 도입(Adopt), 자국 언어와 산업에 맞게 최적화하는 적응(Adapt), 최첨단 AI를 직접 개발하는 고도화(Advance) 등 세 단계로 구분된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처럼 막대한 자본과 연구 인력을 갖춘 일부 국가만 고도화 전략을 추진할 수 있으며 대부분 국가는 기존 AI를 산업과 행정에 맞게 활용하는 ‘적응’ 전략만으로도 충분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특히 AI 경쟁력은 데이터센터나 초거대 AI 모델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망과 디지털 인프라, 고품질 데이터, 인재 재교육, 제도와 규제 등 생태계가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무리한 독자 모델 개발보다 오픈소스 AI와 소형 AI를 활용해 의료·교육·제조·행정 등 현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경제적 효과가 더 크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분석은 한국의 AI 정책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정부는 국가 AI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소버린 AI’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세계은행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나 독자 모델 개발에만 예산을 집중하기보다 제조업과 중소기업, 의료, 교육, 공공행정 등 AI 활용 기반을 넓히는 게 생산성 향상에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기업별 역할도 뚜렷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메모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AI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업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경쟁력이 AI 강국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반도체 경쟁력을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의 AI 혁신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미다. 네이버와 카카오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대부분 국가가 미국 빅테크와 같은 초거대 AI를 개발하기보다 자국 언어와 산업 특성에 맞는 AI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어 데이터와 검색, 금융, 커머스, 모빌리티 플랫폼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적응(Adapt)’ 전략의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AI 활용 경쟁이 중요해질수록 온디바이스 AI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은행은 기존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하는 소형 AI가 비용 부담을 낮추고 데이터 보안과 전력 소비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보급률과 통신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은 온디바이스 AI 확산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ICT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역시 소버린 AI를 둘러싼 논쟁을 넘어 AI를 제조업, 의료, 금융, 교육, 행정 등의 분야에 얼마나 신속하게 확산시킬 것인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며 “세계은행 보고서는 AI 자체 모델 개발보다 AI 활용도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인데, 한국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