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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적 진술 의존 말아야"…'색동원'서 드러난 장애인성범죄 수사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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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현 기자I 2026.05.13 20:03:18

13일 오후 색동원 피해자 심층조사보고서 토론회 열려
"색동원 수사, 유도신문 질문 몇 번 하다 조사 중단" 지적
진술조력인 조건부 의무화·조사환경 개선 등 해결책 나와

[이데일리 성가현 기자] ‘색동원 성폭력·학대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구두 진술에만 의존하는 현행 수사 체계가 장애인 피해자의 피해 입증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여성변호사회·김예지 국민의힘 국회의원·서미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색동원 피해자 심층조사보고서,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성가현 기자)
서울여성변호사회(회장 허윤정)는 김예지 국민의힘 국회의원,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색동원 피해자 심층조사보고서,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색동원 성폭력·학대 사건은 인천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시설장 김모 씨가 입소자들을 성폭행 및 폭행했다는 내용이다. 김 씨는 입소자 3명을 성폭행하고 이중 거부하는 피해자의 머리에 유리컵을 던져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입소자 1명의 손바닥을 드럼 스틱으로 34차례 때린 혐의도 있다.

앞서 강화군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우석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에 색동원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층조사를 의뢰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입소자 17명과 퇴소자 등 2명으로 총 19명이 김씨에게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성폭력 피해자 3명에 대해서만 혐의가 인정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전지수 우석대 교수는 이날 형사사법체계 내 수사가 피해자의 언어적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기관의 수사가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제한된 언어적 표현만이 가능한 발달장애인의 경우 피해 사실 입증이 어렵다는 해석이다.

색동원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여변 색동원 사건 법률지원단 소속 박을미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의 문제점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꼽았다. 박 변호사는 수사 당시 의사소통 지원 도구가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원활한 수사를 위해서는 △AAC(상징·그림기호) △인형 △상황 단서 등이 필요한데 수사기관은 언어 질문을 이해하고 언어로 답해야 하는 조사 형식으로 일관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당일 만나 신뢰가 쌓일 수도 없을뿐더러, 개방형 질문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유도신문이라 판단될 수 있는 질문들만 몇 번 하다가 포기하고 더 이상 조사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조사를 중단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전 교수는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는 △몸짓 △움직임 △표정 △시선 △긴장 △회피 △감각 반응 △소리 등 비언어적인 요소를 하나의 진술로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학대·폭행·성폭력에 노출된 경우 발달장애인의 사회정서적인 경험에 대한 표현은 오히려 왜곡과 오염되지 않은 진술일 가능성이 더 높다”며 “단순 이상 행동이나 혹은 장애로 인한 문제 행동이 아니라 피해 경험과 연결된 비언어적 진술로 해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장애인의 피해진술권을 확보하기 위해 발달장애인 전문 조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중증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움직임 표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다학제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며 “수사기관·인권조사기관·심리운동 전문가·특수교육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협업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조사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발달장애인 피해자가 조사 전 환경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그는 “감각 자극과 반복된 조사를 최소화하고, 친숙한 공간을 제공하면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사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김병석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진술조력인 제도의 조건부 의무화를 들었다. 진술조력인은 성폭력·아동학대 등 범죄 피해를 입은 아동·장애인 등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거나 법정에서 증언을 할 때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전문가다. 그러나 임의규정이므로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진술조력인의 조력 여부가 결정되곤 한다. 이에 진술조력이 필요한 요건을 법률로 구체화해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진술조력인 참여를 의무화하는 조건부 의무화 방식으로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피해 신고자가 신고 때문에 실직하는 경우 생계비·재취업 등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장애인 학대 사건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사기관·장애인권익옹호기관 등이 일정 요건에서 신고 없이도 개입할 수 있는 ‘사전 개입형 조사권’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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