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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대목은 두 지표가 엇갈린다는 점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물가는 뛰는데 속은 오히려 식는 구조다. 중동 전쟁으로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넘어서고 경유값이 함께 오르면서 에너지가 헤드라인 물가를 밀어 올린 반면, 에너지를 제외한 기저 물가는 완만한 둔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연준 입장에선 판단하기 까다로운 조합이다.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물가 지표인 만큼 특히 무게가 남다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60%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인상이 단행되면 2023년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하루 앞선 10일에는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공개된다. 기업이 물건을 팔 때 받는 가격을 집계한 것으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옮겨붙는다. 시장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2%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상론에 불을 붙인 것은 고용지표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은 16만2000명 늘어 시장 예상치(약 5만6000명)를 세 배 가까이 웃돌았다. 실업률도 4.1%로 유지됐다. 발표 직후 인상 확률은 52%에서 61%로 뛰었다. 노동시장이 버텨주는 만큼 연준이 물가를 잡는 데 집중할 여유가 생겼다는 해석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지난달 잭슨홀 회의에서 예상보다 좋았던 여름 물가 지표들을 두고 “기저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말해주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앞으로 지표가 2% 목표를 향한 진전을 계속 보인다면 금리를 그대로 두는 쪽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건은 소수점이다. 크리스토퍼 하지 나틱시스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져 0.20%를 밑돌아야 연준의 금리 인상을 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책위원들의 견해가 실질적으로 갈려 있어서다. 반대로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이상으로 나오면 물가 압력이 에너지를 넘어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국제유가가 언제 내려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워싱턴 인근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이란과의 전투가 11월 중간선거 직후에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가가 떨어지는 데는 선거 이후로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리서치는 미국과 이란이 계산된 군사행동을 주고받는 장기 대치가 이어지면서 페르시아만 원유 공급 제약이 올해 남은 기간 계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이미 긴장하고 있다. 9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84%까지 올라 2023년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8%, 나스닥지수는 0.64%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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