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좀 더 하고 가야 할 거 같아요.”
경기를 마친 뒤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던 임성재는 곧장 연습장으로 향했다.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스윙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캐디와 함께 골프백을 메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마지막 홀 버디로 간신히 컷을 통과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를 그대로 안고 주말을 맞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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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홀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이날 경기 내내 타수를 잃으며 순위가 밀렸고, 컷 탈락 가능성까지 떠안았다.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지 못했다면 주말 경기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었다. 벼랑 끝에서 나온 버디가 임성재를 살렸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첫날 이븐파 71타로 까다로운 코스에 적응한 임성재는 이날 순위 도약을 노렸다. 그러나 추워진 날씨 속에 거리 조절이 쉽지 않았고, 샷 실수가 잇따랐다. 특히 벙커에서 발목이 잡혔다.
3번홀(파4)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렸지만 약 1.5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쳤다. 첫 보기가 나왔다. 4번홀(파3)과 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안정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7번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졌다. 전날에도 같은 상황에서 보기를 했던 홀이다. 이날은 두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왔지만 파 퍼트를 놓쳤다. 8번홀(파5) 버디로 다시 만회했으나 9번홀(파4)에서 또 한 번 벙커가 발목을 잡았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적어냈다.
후반에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11번홀(파4)에서 티샷이 페널티구역으로 향했고, 13번홀(파3)에서는 그린사이드 벙커에서 타수를 잃었다. 타수를 줄여도 모자랄 상황에서 실수가 반복되면서 임성재는 순식간에 7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컷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마지막 기회는 18번홀(파5)에 찾아왔다. 564야드 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지만, 세 번째 샷을 홀 약 1.2m에 붙였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한 타를 줄였고, 주말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움켜쥐었다.
경기 후 임성재가 곧장 연습장으로 향한 이유는 분명했다. 이날 네 차례나 벙커에 빠지는 등 샷 실수가 반복됐고, 첫날 경기 후 다짐했던 안정적인 운영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컷 통과만으로 만족하기에는 경기 내용이 아쉬웠다. 연습장에서 다시 스윙을 점검하고 감각을 되찾아야 했다.
일본과 마카오에 이어 한국까지 3주 연속 아시아 지역에서 대회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도 임성재는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않았다. 극적으로 살아남은 만큼 주말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 홀 버디로 이어간 도전은 해가 저무는 연습장에서 다시 시작됐다.
한편, 2라운드까지 케이시 자비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앙투안 로즈너(프랑스)가 나란히 10언더파 132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KPGA 투어 포인트 랭킹 1위 신상훈은 7언더파 135타로 라이언 폭스(뉴질랜드) 등과 공동 3위, 김시우는 6언더파 136타로 이대한 등과 공동 7위를 기록했다.
KPGA 투어 선수들의 선전도 이어졌다. 배용준이 5언더파 137타로 공동 10위, 문도엽과 박은신이 4언더파 138타로 공동 13위에 올랐다. 이상희, 이상엽, 엄재웅은 3언더파 139타로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장유빈, 박일환, 조우영, 이수민, 정재현, 박정훈도 컷을 통과해 주말 라운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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