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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유가 하락에도 가격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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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I 2026.04.23 19:00:03

석유값 인하 대신 동결…"민생·수요관리 종합 고려"
"정유사 손실은 국제 가격 아닌 원가 기준 보전할 것"
1차 보전 6월 손실분까지...최고가제 폐지 계획은 無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가 4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직전 3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그간 누적된 정유사와 국비 부담을 일부 해소하는 ‘소폭 인상’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국제유가 하향 추세와 수요관리, 물가, 취약계층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에도 현행 유지를 택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4차 최고가격 동결…“민생안정 및 수요관리 종합 고려”

산업통상부는 24일 0시부터 4차 석유 최고가격을 3차 때와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보통휘발유는 리터(L)당 1934원, 자동차용 및 선박용 경유 1923원, 실내 등유 1530원으로, 정유사 공급 상한이 2주간 동결된다.

이번 4차 최고가격 결정 과정에서도 가장 큰 기준은 ‘민생 안정’이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국제유가와 국내 공급가격 간 격차에 따른 정유사 손실과 국고 보전 부담이 누적되고 있으나,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해 추가 인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인하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최고가격을 더 내리지도 않았다. 최근 2주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휘발유 8%, 경유 14%, 등유 2%가 하락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최고가격을 L당 각각 100원, 200원 내릴 여지가 생겼다. 그러나 이미 지난 6주간 최고가격 시행에 따른 부담이 누적돼 있는데다 국제유가 불안과 석유 수급 위기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이번 동결 결정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고, 국제가격 변동률을 그대로 반영했을 경우 현재보다 훨씬 높은 유가가 형성됐을 것이라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차 최고가격 지정 시점부터 현재까지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률을 100% 반영할 시 휘발유 가격은 L당 2059원, 경유는 2551원, 등유는 2103원 수준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재 최고가격과 비교해 휘발유는 125원, 경유는 628원, 등유는 573원 각각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 형성됐을 판매가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산됐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고가격제 미시행 시 휘발유는 L당 2200원 내외, 경유는 2800원 내외, 등유는 2500원 내외 수준이 예상됐다. 이는 현행 최고가격 대비 휘발유는 약 260원, 경유는 870원, 등유는 970원가량 높은 가격이다.

남경모 산업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 아래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 수요 관리 필요성, 생업용 소비자와 취약계층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유가 인상이 추가 물가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고가격제로 발생하는 정유사 손실은 정부 재정에서 보전한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산업부는 석유사업법 제23조 3항에 따라 손실을 보전하되, ‘국제 제품 가격’이 아니라 ‘원가’를 기준으로 보전액을 산정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투입된 원유 가격과 생산비 등을 반영한 원가 기반 손실만 인정한다는 것이다.

정산 절차는 정유사가 자체적으로 원가 기반 손실액을 산정해 회계법인 검증을 거쳐 정부에 제출하면, 정부의 ‘최고액 정산위원회’가 이를 다시 검증해 최종 보전액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정산은 분기별로 이뤄지며, 1차 정산은 지난 3월 13일 제도 시행일부터 6월 말까지 발생한 손실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주유소 판매가격 현 수준서 크게 오르진 않을 것”

일각에선 최고가격제 동결이 에너지 절약 유인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배경이다.

남 보좌관은 이에 대해 “가격 인하 여력이 있음에도 동결한 것은 소비 절감을 위한 측면도 있다”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석유 소비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고가격제 시행 후 한 달간 정유사가 약 1조 2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정유사가 국제 제품 가격 기준으로 기회비용 관점에서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인정하는 손실과는 기준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4차 최고가격이 동결되며 주유소 가격도 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23일 오후 5시 현재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2006원, 경유는 L당 2000원이다.

남 보좌관은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 판매가격 간 격차가 대략 100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에서 크게 오를 요인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과도한 가격 인상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석유시장 감시와 현장 모니터링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정부는 당분간 2주 단위로 석유제품 공급 상한을 설정하는 현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남 보좌관은 “중동 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국제유가도 높다는 점을 감안해 당장은 최고가격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향후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진전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소 등 여러 요인이 종합적으로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그때 폐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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