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개발비를 들여 하드웨어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기존 로봇을 활용해 캐릭터와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약 10년간 쌓은 콘텐츠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판매·대여를 넘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29일 서울 뚝섬의 루드다이나믹스 스튜디오에서 선보인 로봇은 바닥에 쓰러진 뒤 “나 넘어졌다. 나 좀 일으켜줘”라고 말했다. 누군가 로봇을 일으켜 세우자 “고마워. 다시 가볼게”라고 답했다. 담배꽁초 수거 로봇도 “피우신 꽁초는 저에게 버려주세요”라며 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로봇의 움직임에 대사와 캐릭터를 더해 사람들의 관심과 상호작용을 끌어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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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후 루드다이나믹스 대표는 로봇 기업들이 자체 기체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구조에 주목했다. 회사 측은 액추에이터가 로봇 원가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부품 가격이 떨어지면 기존 기체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고 자체 개발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전 세계 로봇 회사들이 너무 큰 문제를 너무 많은 돈을 써서 너무 오랜 시간 동안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100억원, 500억원, 1000억원씩 돈을 쓰면서 자체 로봇을 만들고 있는 회사들 중 극히 일부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드다이나믹스는 자체 기체 개발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이미 시장에 나온 로봇을 활용하고, 자체 제작의 경제성이 확보되면 기체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저희의 전략은 자체 로봇을 당장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로봇 플랫폼이든 호환이 되게 구성하는 것”이라며 “액추에이터의 가격이 충분히 떨어지고 나면 그때는 저희가 자체 기체를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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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운영 플랫폼 ‘록스(LOX)’를 적용한 기체는 중국 하이토크 로보틱스의 소형 로봇 ‘미니파이(MiniPi)’다. 회사는 다른 로봇으로도 소프트웨어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세형 사업총괄이사는 “이 작은 하이토크 기체뿐 아니라 요즘 가장 많이 팔리는 유니트리 같은 곳에도 저희가 지금 적용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트리 등 다른 기체에 대한 적용 확대는 회사가 추진 중인 계획으로, 실제 적용 수준과 협력 방식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기체마다 다른 설치와 설정 과정을 줄이는 것도 과제다. 루드다이나믹스는 로봇에 장치를 연결해 록스와 에이전트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페르소나 인젝터’를 개발하고 있다. 다양한 기체를 지원하면서도 설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이사는 “저희는 로봇 기체를 만드는 경쟁을 하지 않습니다. 좋은 로봇을 많이 사서 그 로봇 기체를 만드는 회사들에 좋은 고객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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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다이나믹스의 또 다른 차별점은 콘텐츠 제작 경험이다. 구독자 130만명 이상을 보유한 긱블은 직접 만들고 실험하는 영상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약 10년간 축적한 제작·교육 콘텐츠 경험을 로봇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채널 특성상 그동안 10년간 해왔던 모든 것을 다 쓸 수 있는 영역은 이것밖에 없다”며 “뚝딱뚝딱 만들고, 재미있게 보이게 하고, 교육이나 콘텐츠를 만드는 경험을 다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유틸리티 로봇이 넘어지면 큰일이 나지만, 엔터테인먼트 로봇은 넘어졌을 때도 어떻게 감정과 스토리를 전달할지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연에서도 로봇이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나는 대신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동작을 설정했다. 고장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을 캐릭터의 행동으로 활용한 것이다.
록스는 운영 플랫폼, 루카는 캐릭터 구현 에이전트
루드다이나믹스가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는 록스와 ‘루카(LUCA)’다. 록스는 로봇의 하드웨어와 동작, 캐릭터를 설정하는 개발·운영 플랫폼이고, 루카는 캐릭터의 성격과 설정에 맞춰 대화와 행동을 구현하는 에이전트 소프트웨어다.
박 대표는 록스를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에, 루카를 그 위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비유했다. 고객이나 개발자가 목적에 맞는 로봇 기능과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개발자 커뮤니티인 루드웍스(LUDWORKS)도 로봇 개발 생태계의 한 축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로봇 개발에 관심 있는 이공계 인재와 개발자들이 참여해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활용 사례를 넓히고, 외부 개발자도 록스를 활용해 로봇의 캐릭터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시연은 미리 설정한 시나리오와 운영자 제어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로봇이 어떤 상황에서든 스스로 판단해 완전히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단계는 아니다. 우선 공공·교육 현장에서 활용 사례를 만들고, 이후 엔터테인먼트와 브랜드 마케팅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임직원 14명 규모인 루드다이나믹스는 캐릭터 로봇 판매·대여를 시작으로 매장과 엔터테인먼트 공간 등으로 활용처를 넓힐 계획이다. 소매점에서 상품과 할인 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네이버·스마일게이트·대교·종근당 계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흥미로운 시연을 넘어 안정적인 작동과 운영 편의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가 사업 확장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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