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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앞둔 '불금' 이태원·홍대…참사 골목엔 추모 발길[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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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기자I 2026.10.30 20: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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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골목에 추모 발길
홍대선 코스튬 시민들과 기념촬영
보행 원활 "즐거움 만큼 안전 중요"
중점관리지역 4500여명 경력 배치

[이데일리 정유진 염정인 기자] 핼러윈데이를 하루 앞둔 30일 금요일 저녁, 서울 이태원과 홍대 일대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이태원 참사 골목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고, 홍대에선 코스튬을 차려입은 시민들이 경찰 안내에 따라 핼러윈을 즐겼다.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사진=정유진 기자)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사진=정유진 기자)
이날 오후 6시 40분께 이태원 관광특구의 실시간 인구는 약 1만2000~1만4000명으로, 혼잡도는 ‘약간 붐빔’ 수준이었다. 오후 7시 20분께에도 세계음식문화거리 일대의 보행은 원활했다. 일부 시민들이 코스튬 차림으로 오갔지만, 거리를 가득 메울 정도로 인파가 몰리지는 않았다.

해밀톤호텔 옆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는 국화가 놓였다. 한 외국인은 ‘빌보드 이야기’ 전광판에 편지를 붙인 뒤 판을 붙잡고 흐느꼈다. 꽃을 놓고 간 박모(24) 씨는 “지인이 (참사로) 떠났다”며 “매년 추모하러 이태원을 찾는다”고 했다.

30일 이태원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추모 꽃을 놓는 모습. (사진=정유진 기자)
30일 이태원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추모 꽃을 놓는 모습. (사진=정유진 기자)
‘이태원 기억 담기’ 자원봉사를 했던 박모(32) 씨는 “서울에서 또래들이 아무것도 못 한 채 떠났다는 데 죄책감과 미안함이 있었다”며 “남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유가족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녁을 먹으러 왔다는 정모(23) 씨는 “이 골목인 줄 몰랐는데 숙연해진다. 비슷한 또래였을 텐데 남 일 같지 않다”면서도 “사고 전보다 확실히 (안전이) 개선된 것 같다”고 했다.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즐기려는 모습도 보였다. 세 살 아이를 데리고 이동하던 한 어머니는 다른 가족들과 함께 주택을 돌며 사탕을 받는 행사에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지도에 표시된 집들을 찾아가는 행사”라며 “거리가 밝고 지금은 위험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트럼프 카드 모양의 복장을 맞춰 입은 27세 여성은 “기억에 남는 일을 하고 싶어 왔다”며 “우리처럼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어 당황스럽다. 부끄럽지만 사진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같은 시간 홍대 레드로드도 인파가 몰려들진 않았다. 오후 7시 10분께 홍대 관광특구 인구는 9200~9400명 수준이었다. 보행로 중앙엔 안전펜스가 설치돼 양방향 통행로 모두 여유가 있었고, 시민들은 펜스를 가리키며 “잘 해놨네”라고 했다.

애니메이션 ‘블리치’ 등장인물로 분장한 안모(28) 씨는 올해로 3년째 핼러윈 코스튬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면 즐겁다”며 “일 년에 한 번뿐인 날이라 뜻깊다”고 말했다.

다만 즐거움만큼 안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칼 모형을 들고 있던 안 씨는 “경찰관이 소품이 안전한지 물어봐 설명해 드렸다”며 “우리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험할 정도로 사람이 몰리면 조심하고 경찰 안내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에서 하정환(41) 씨가 텍사스 유명 전기톱 살인마 코스튬을 입은 모습. (사진=염정인 기자)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에서 하정환(41) 씨가 텍사스 유명 전기톱 살인마 코스튬을 입은 모습. (사진=염정인 기자)
‘전기톱 살인마’ 차림의 하정환(41)씨는 7년째 핼러윈마다 거리에 나온다. 그는 “참사 30분 전에도 그 골목에 있다가 이상해서 빠져나와 겨우 살았다”며 “그래도 이게 삶의 낙이다. 경찰 지시에 따르며 안전하게 즐긴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싱가포르 관광객 리엔나씨는 “이태원은 길이 좁지 않았나. 여기는 넓고 경찰도 보여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원래 계획대로 저녁을 먹으러 발걸음을 옮겼다.

경찰은 코스튬을 하고 나온 시민들의 분장 소품도 직접 확인했다. 전기톱이나 긴 칼 모형을 든 시민에게 다가가 재질을 만져보고 위험한 물건인지 물었다. 현장의 한 기동대 소속 경찰관은 “흉기로 보이는 것은 일일이 만져보면서 확인하고 있다”며 “피 묻은 분장도 실제 부상으로 의심될 정도라면 확인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파 집중이 예상되는 이태원과 홍대뿐만 아니라 성수·명동·익선동 등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정하고 총 4594명의 인력을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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