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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저는 용적률 상향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지역마다 맥락이 다를 뿐”이라며 “서울에는 개발로 경쟁력을 높여야 할 지역이 있는가 하면, 종묘·북촌·한강변처럼 ‘보존이 곧 경쟁력’인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구분조차 못 하는 도시 행정은 ‘개발’이 아니라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유산청장조차 ‘세계유산 지위가 취소될 수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며 “그럼에도 오세훈 시장은 수백 년의 시간 속에 쌓인 서울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하찮게 보고 무시하고 있다. 이는 후손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오세훈 시장이 하는 것은 ‘가짜 개발’이다. 세운상가 4구역 개발 발표는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의 품격은 높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지키는 용기에서 나온다”며 “저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역사·문화·자연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6일 대법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낸 ‘서울시 문화재보호조례 개정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불거졌다. 서울시가 종묘 경계 100m 밖 건축 규제 조항을 삭제한 것이 위법이 아니라는 판단으로, 이에 따라 서울시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종로변 98.7m, 청계천변 141.9m로 건축 가능 높이를 완화하는 계획을 이미 고시했다. 종묘로부터 약 180m 거리의 지역에 142m 높이의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종묘의 장엄한 경관이 시각적으로 압도당하고, 세계유산 등재의 핵심 요건이었던 주변 경관 조화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종묘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경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층 건물 인허가를 제한할 것’을 한국 정부에 명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역시 종묘 시야를 해치는 개발을 금지하도록 권고했다. 유네스코는 지난 4월 서울시에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이 종묘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라”며 공식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도 지난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100m, 180m, 혹은 그늘이 있냐 없냐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미래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주느냐 하는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며 “미래 세대에게 세계유산을 물려줄 것인지, 아니면 콘크리트 빌딩을 물려줄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