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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오픈채팅방에는 “28일 토요일 왕십리 예식인데 빈자리 채워주실 분 찾아요” “10월 첫 주 강남 식장 단체사진 함께 찍어주실 예신(예비신부)님 맞품 구합니다” 등 구체적인 일정과 조건을 담은 글이 올라오고 있다.
수백명이 모인 오픈채팅방에서는 예식 일시와 지역, 필요 인원을 공유한 뒤 1대1로 일정을 맞춘다. 식사 제공 여부와 복장 규정(드레스코드)은 물론, 현장에서 친구·직장 동료·친척 중 어떤 역할을 맡을지 사전에 세부 규칙을 정한다.
이처럼 서로의 결혼식에 번갈아 참석해 자리를 채워주는 방식은 이들 사이에서 ‘맞품(맞품앗이)’으로 불린다.
참가자들은 일반 하객처럼 식장을 찾아 축하를 건네고 단체 사진 촬영까지 함께한다. 일당(2만~5만원 선)을 지급하는 기존 하객 대행 아르바이트와 달리, 별도 수고비나 축의금 없이 서로의 참석을 맞교환하는 형태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폭등한 식대와 예식장의 최소 보증 인원 문턱이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예식장의 ‘최소 보증 인원’ 중간값은 200명이었다. 1인당 식대 중간값은 서울 8만원(전국 6만원), 대관료 중간값은 서울 기준 630만원(전국 350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하객 수와 무관하게 200명분의 식대를 의무 지불해야 해, 하객이 부족하면 신랑·신부의 금전적 손해로 이어진다.
평균 초혼 연령 상승(남성 33.9세, 여성 31.6세)과 잦은 이직·이사로 대규모 인맥 동원이 조심스러워진 현실도 작용했다. 당일 불참하는 ‘노쇼(No-Show)’를 막기 위해 사전에 소액 보증금을 예치하거나 무단 불참자를 퇴장시키는 등 자체 규율도 운영 중이다.
실제 품앗이에 참여한 주모(33)씨는 “사진 촬영 때 하객이 적어 보일까 걱정했는데 비슷한 처지의 예비부부끼리 모여 큰 힘이 됐다”며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것보다 비용 부담도 덜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젊은 세대의 실용적인 관계 맺기 방식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청첩장 모임 등 하객을 초대하는 데 드는 부대비용도 상당하다”며 “서로의 참석을 교환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실용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진 트렌드코리아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는 관계의 목적과 기브 앤 테이크가 명확한 관계를 선호한다”며 “서로 필요한 도움을 동등한 수준으로 주고받는 등가성이 담보된 새로운 관계 맺기의 형태”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