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동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장은 “우리나라 금융은 외환위기 이후 건전성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업보다 가계와 부동산 금융에 무게를 둬왔다”며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혁신기업과 모험자본에 대한 자금 중개 기능은 약화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혁신 투자 필요성이 높아진 현재 AI 시대에서 정부 주도의 생산적 금융 정책이 나오게 됐다고 봤다.
그는 생산적 금융 확대는 필요하지만 이것이 특정 산업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특정 분야나 기업에 자금이 쏠릴 가능성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펀드나 금융그룹의 자금 배분 상황을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정부 또는 시장 차원에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AI 투자에 따른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투자 부진에 따른 위험 부담을 누가 떠안을 것인지도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을 했다.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금융회사의 역할도 강조됐다. 마이크 와들 Z/Yen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는 새로운 기술을 실제 사업 수요에 적용하기 위해 충분히 고민한 기업을 찾아야 한다”며 금융기관이 단순히 자금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과 협력해 기술 도입과 사업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효준 삼정KPMG 고문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AI를 활용해 투자 대상을 분석하고 선별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들도 자체 AI 시스템과 분석 역량을 확보해야 글로벌 투자기관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금융의 역할이 AI 기술 자체에 대한 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금융의 역할 역시 AI 기술에 대한 자금 공급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AI 전환과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깊이 이해하고 위험을 정교하게 평가하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