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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외환시장의 달러 수급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배당금 지급이 예정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 역송금에 따른 달러 매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1월 말부터 12월까지 지급할 배당금은 총 44조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에게 돌아갈 배당금은 약 22조 4000억원이다. 세금 16.5%를 제외한 18조 7000억원 중 70~90%가 달러로 환전돼 해외로 송금될 경우 역송금 규모는 13조 1000억~16조 8000억원, 달러로는 약 98억~12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통상적인 배당 시즌인 4~5월보다 큰 규모다. 올해 4~5월 외국인 배당 역송금 규모는 69억달러로, 연말 역송금 규모가 예상대로 늘어날 경우 최대 두 배에 달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세후 배당금 가운데 해외로 송금되는 비율은 2020년 66%에서 지난해 87%로 높아졌으며, 올해 1~8월에는 89%에 달했다. 배당금을 국내에 재투자하기보다 해외로 송금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연말 달러 매수 압력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달러 수급 변수도 대기하고 있다. 미국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추진에 따른 국내 투자자의 달러 조달 수요와 이달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리밸런싱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입도 주요 변수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배당금 가운데 절반만 달러로 환전하더라도 50억달러 이상의 매수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일시적 달러 매수 압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고, 11월 단기적으로는 환율의 상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환위험을 줄이기 위한 환헤지 축소 가능성도 환율 변수로 꼽힌다. 원화 강세에 따라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향후 현물환시장에서 달러 매수에 나설 경우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단기 수급 부담에도 원화 강세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 수출 호황과 대규모 무역흑자에 따른 달러 공급이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과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수요를 넘어서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압력이 외국인 주식 매도와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에 따른 자본 유출 압력을 웃돌고 있다”며 “환율은 향후 3개월 내 1300원, 6~12개월 내 1270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인공지능(AI)과 이란 리스크 등이 환율의 상승 압력이지만 강한 수출 경기와 무역수지 흑자 폭 확대, 상대적으로 양호한 재정건전성 등이 환율의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이 장기화해 국제유가가 추가 급등할 경우 환율이 단기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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