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프로 고발러' 홍수, 한국은 고발 공화국이 됐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염정인 기자I 2026.11.06 16:57:47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경찰 수사 품질 제고 방안 국회 토론회
최근 '고발 외주화' 늘어나…"남용 막아야"
'일단 접수'에 사건 적체…경찰 수사 역량 분산
고발 규모, 일본의 60배 수준
전문가 "각하제도 재정비해야"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최근 시민사회단체나 유튜버 등이 고발을 주도하는 이른바 ‘고발의 외주화’ 현상이 확산하면서 수사의 질을 떨어뜨리고 형사사법시스템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경찰의 수사 권한과 책임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고소·고발을 걸러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새로운 형사사법시스템 안착을 위한 경찰 수사 품질 제고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리는 모습이다.(사진=염정인 기자)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새로운 형사사법시스템 안착을 위한 경찰 수사 품질 제고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리는 모습이다.(사진=염정인 기자)
조국혁신당 소속 황운하·정춘생·김형연 의원 등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새로운 형사사법시스템 안착을 위한 경찰 수사 품질 제고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과 경찰 수사과장 출신인 강동필 변호사가 각각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박노섭 한림대 융합과학수사학과 교수 △송지헌 서울경찰청 수사부 수사심의계 심의계장 △이동희 경찰대 법학과 교수 △곽문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정 등이 참여했다.

첫 번째로 발제에 나선 유 소장은 우리나라의 고소·고발 접수 규모가 주요국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3년 11월 수사준칙 개정으로 ‘고소·고발장 전건 수리 원칙’이 도입되면서 접수 건수가 더욱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재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만 명당 고소·고발 접수 건수는 약 80건으로 약 1.3건인 일본의 60배 수준이다.

유 소장은 “정치적인 갈등 상황을 정치적으로 풀지 않고 자꾸 형사법정으로 가져와 해결하려는 현실이 문제”라며 “일부 시민사회단체나 유튜버 운영자들이 고발권을 사실상 남용하는 현상들이 최근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앞서 일선 경찰서에 수사심사관 제도가 잠시 도입됐다가 없어졌는데 경찰 내부에 사건을 필터링할 수 있는 제도를 둘 필요성이 크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고발인의 비용부담 의무’ 또는 일본의 ‘고소·고발센터’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독일 형사소송법상 이 조항은 부당하거나 무분별한 형사 신고를 억제하기 위해 마련된 사후적 통제 장치다. 고의 또는 경솔한 판단에 따른 허위 신고로 형사절차가 개시된 경우 법원이 신고인에게 국고에서 지출된 절차 비용 등을 부담하도록 할 수 있다.

일본은 ‘고소·고발센터’를 운영 중이다. 소장이 제출되는 즉시 사건번호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센터 전담관이 사전 상담과 요건 심사 등을 거쳐 정식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센터에는 주로 수사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 경찰관들이 배치돼 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강 변호사는 과거 경찰 수사과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감 있는 제언을 내놨다. 그는 “사건 증가 속도가 인력 보강 속도를 초과하고 있다”이라며 “인력을 늘려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되든 안 되는 일단 접수’하는 구조 속에서 수사경찰이 중요 사건에 집중할 역량을 잃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변호사는 “경찰 수사는 반드시 최후의 절차로 남겨져야 한다”며 반려 제도를 다시 도입하고 각하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수사관이 자의적 판단으로 사건 접수를 거부하는 문제가 불거져 반려 제도가 폐지됐지만 사건을 유형화하는 등 명확한 기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각하할 수 있는 업무 관행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각하 요건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는 고소·고발인의 진술이나 고소·고발장만으로 혐의 없음 등이 명백해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각하할 수 있다”며 “최소한 전화 조사 등 간이한 절차를 거친 경우에도 각하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마무리 토론에서 송 경정은 국민이 이 같은 조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당사자 입장에서 각하 결정을 수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고 결국 절차가 공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반론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제3자가 재검토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