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6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핵심은 자사주 취득일 기준으로 1년 이내에 소각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는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 자사주 소각은 한국 증시 재평가를 기치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 중 하나였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다. 다만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회사에 우호적인, 소위 백기사에 매각해 사실상 경영권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왔다. 별다른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는 한국 기업들은 자사주가 그만큼 중요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이를 지배구조 공고화 수단으로 악용해 기업 주가를 누른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고, 결국 이 대통령의 의지와 함께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현실화했다. 이재명 정부는 자사주 소각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발판으로 보는 기류가 있다. 삼성, SK 같은 주요 기업들이 이 대통령의 이같은 정책 방향에 공감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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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할 곳은 이날 처음 소각 계획을 발표한 SK다. SK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보유 자사주 약 1798만주 중 임직원 보상 활용 목적을 제외한 약 1469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무려 5조1575억원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 주주가치 제고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0년대 초 최태원 회장 퇴진 요구까지 나왔던 소버린 사태 이후 SK 입장에서 자사주는 오랜 기간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핵심 카드였다. 그런데 이를 모두 소각하기로 한 것은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에 적극 동참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많다.
SK㈜가 현재 보유한 자사주는 24.6%다. 이 가운데 15%는 2015년 SK C&C를 흡수 합병할 때 현물 출자를 받으며 생겼다. 당시 합병은 기존 ‘최태원 회장→SK C&C→SK㈜→ 사업자회사’ 형태의 옥상옥 지배구조를 ‘최태원 회장→SK㈜→ 사업자회사’의 지주사 중심으로 단순화시킨 모범 사례로 평가 받는다. 동시에 최 회장 역시 SK㈜의 직접적인 대주주가 되면서 지배구조를 안정화시켰다.
SK에게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핵심 카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소버린 사태 이후 다른 그룹보다 그 의미가 더욱 컸다. 소버린 사태는 2003년 행동주의 헤지펀드 소버린이 SK㈜ 지분을 14.99%까지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르면서 적대적 M&A를 시도했던 사건이다. SK는 당시 자사주를 우호세력에 매각해 경영권을 방어했다.
이같은 배경에도 SK의 이날 결단은 더이상 소버린 사태를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현재 최 회장은 SK㈜ 지분 17.9%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율은 25.46%다. 국민연금 또한 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자사주 전량 소각은 투명하고 주주친화적인 경영을 지속하고 국내 자본시장에 모범적인 선례를 남기겠다는 이사회의 의지가 담긴 결단”이라고 했다.
삼성·SK 외 재계 자사주 소각 줄 이을듯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자사주 소각을 시작한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중인 1억543만주의 자사주 가운데 올해 상반기 안에 8700만주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이날 공시했는데, 이는 2024년 11월 내놓은 자사주 매입 계획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당시 약 3조원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했고, 남은 계획까지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16조3500억원에 이른다. 처음 계획을 내놓을 당시보다 주가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삼성과 SK 외에 다른 기업들이 줄줄이 자사주 소각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3월 주주총회 시즌까지 앞두고 있어, 주주들에게 공격 받지 않으려는 기업들의 선제적인 움직임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기업 고위관계자는 “기업들이 일제히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 증시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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