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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중앙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천장이 크게 뚫려 있어 자연광이 그대로 내려왔고, 높은 층고 덕분에 공간 전체가 시원하게 느껴졌다. 단순한 이동 동선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머무를 수 있도록 설계한 공간에 가까웠다. 실제로 ‘개방감과 연결감’을 핵심 설계 콘셉트로 잡았다는 설명이다.
계단을 따라 이동하자 요가·명상실이 나왔다. 한쪽 벽면에는 대형 영상 설비가 설치돼 있었고, 곡선 형태의 천장과 벽면이 공간을 감싸고 있었다. 조용한 음악까지 더해지니 사무실 내부라기보다는 명상센터 같은 분위기였다. 회사 측은 자연광과 AV 사운드를 결합한 몰입형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공간으로 들어서니 분위기가 또 달라졌다. 메인 워크스페이스는 6m 높이 층고와 개방형 구조가 특징이다. 특히 눈에 띄었던 건 공간마다 전부 다른 분위기였다. 아이데이션룸은 물론 연구동 곳곳의 단차가 조금씩 달랐고, 가구도 의도적으로 같은 제품을 반복 배치하지 않았다. 와이스페이스 설계 및 조성 과정을 총괄한 위승환 TF팀장은 “같은 환경만 계속 보면 생각도 굳을 수 있다고 봤다”며 “가구나 동선 자체가 자극이 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 라운지 역시 일반적인 휴게 공간과는 달랐다. 자동연주 피아노가 놓인 중앙 공간은 최대 58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어 50명 규모 팀 단위 워크숍도 가능하다. 창가 쪽에는 빈백과 다양한 형태의 좌석이 섞여 있었고, 윗 층으로 올라가면 닌텐도와 다트, 포켓볼 같은 게임 시설도 눈에 띄었다. 잠깐 머리를 식히라는 의미의 공간들이다.
운영 방식도 최대한 단순화했다. 별도의 안내 인력 없이 모바일 앱과 사원증만으로 출입과 예약, 권한 설정이 가능하다. 회의실에는 TV 대신 빔프로젝터가 설치돼 있었고, 일본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지사와 화상회의도 바로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글로벌 협업 거점을 고려한 설계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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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형태도 다양했다. 연구동 싱글룸과 디럭스룸 외에 카라반, 펜션형 객실까지 마련돼 있었다. 특히 펜션동은 가족 동반 이용을 고려한 온돌방 형태가 많았다. 회사 측은 업무뿐 아니라 휴양과 가족 단위 체류까지 고려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와이스페이스는 상주 인력이 있는 공간은 아니다. 직원들이 필요할 때 자유롭게 신청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대 약 50명 정도가 동시에 이용 가능하며, 카풀 앱을 통한 차량 매칭도 운영 중이다. 복지포인트 외에 ‘누리 포인트’라는 별도 제도도 있다. 회사 업무에서 성과를 내거나 기여도가 높은 직원에게 추가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를 통해 파주 와이스페이스나 속초 워케이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공간을 둘러보니 와이스페이스는 단순한 복지시설이라기보다 업무 방식 자체를 바꿔보려는 실험 공간에 가까워 보였다. 영림원소프트랩 역시 이곳을 전사적자원관리(ERP) 중심 사업에서 AI·클라우드 기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으로 확장하기 위한 글로벌 R&D 거점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개발 인력이 모여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 기획과 개발, 휴식까지 한 흐름 안에 묶겠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단순한 사내 연구시설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R&D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접근성도 입지 선정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한 이유다. 해외 고객과 파트너를 초청해 공동 워크숍이나 기술 검증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와이스페이스는 단기간에 완성된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권영범 대표가 부지 선정 단계부터 설계와 실제 구현 과정까지 전반을 직접 챙긴 장기 프로젝트다. 강화·가평·양평·파주 등 여러 후보지를 검토하며 부지 선정에만 약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고, 이후 설계에만 2년 이상이 투입됐다.
권 대표는 평소에도 기업 경쟁력에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는데, 와이스페이스 역시 단순한 업무시설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소통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만들겠다는 고민에서 출발한 공간이다.
위승환 TF팀장은 “의자 하나도 직접 앉아보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간 곳곳에서는 ‘좋은 건물을 짓는 것’보다 ‘어떻게 잘 쉬고 잘 일하게 만들 것인가’를 더 오래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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