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코스닥은 연초 이후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나타내며 ‘세계에서 가장 하락한 증시’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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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4%(20.87포인트) 내린 689.6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5일(691.28) 이후 3개월여 만에 700선을 내줬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43억원, 91억원어치 팔았고 기관이 38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원화 약세(환율 상승)로 인해 코스닥뿐만 아니라 코스피에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문제는 주식을 비롯해 채권 시장에서도 자금이 이탈하고 있어 거래 대금 감소로 외국인 물량을 받아줄 매수 주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코스닥 거래대금은 14조원대(2월 23일 14조 8000억원)까지 증가했으나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지난 10월 말에는 4조 7200억원으로 올해 최저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그나마 지난 5일 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면서 코스닥 거래대금이 소폭 증가세를 보이긴 했으나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가 발목을 잡았다.
이기환 인하대학교 금융투자학과 교수는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로 가상화폐 시장이 강하게 반등하다 보니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개인 투자 비중이 큰 코스닥 낙폭이 더 큰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분간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종민 연구원은 “환율이 1400원대를 뚫은 상황에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더구나 글로벌 증시가 트럼프 트레이딩을 반영하고 있다. 환율이 잡혀 국내 증시가 안정세를 찾을 때까지는 관망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달 들어 코스닥 지수가 급격히 빠지면서 연초 이후 낙폭은 닷컴버블과 금융위기, 2022년 인플레 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740선에서 680선으로 7% 이상 밀리면서 연초 이후 낙폭은 20%를 웃돈다. 닷컴버블이 있었던 2000년 -79.47%(2001년 +37.33%, 2002년 -38.57%)과 금융위기였던 2008년 -52.85%, 인플레 위기가 있었던 2022년 -34.30% 이후 낙폭이 가장 크다.
시장에서는 코스닥이 2년 연속 부진했던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점을 이유로 연말 상승을 점치는 것이 그나마 낙관적인 전망일 정도다. KB증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월별 코스닥 평균 상승률을 보면 6~10월 하락 후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1월 2.9%, 2월 2.2%대 올랐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부진한 이유는 탑다운 관점과 바텀업 관점으로 나눠서 볼 수 있는데, 탑다운 관점의 이유는 금투세 도입에 대한 우려와 늦어진 금리 인하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텀업 관점에서는 2차전지 업황 둔화와 5월부터 반도체 부진, 미디어·엔터·게임 부진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