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자본中심]주가 떨어지면 국가가 산다…기술주 떠받치는 중국 '국가대표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원재연 기자I 2026.07.31 18:19:05
ai번역
  • 영어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중국국신·중국청퉁 주식 매입자금 600억위안 달해
기술주 급락에 국유자본 전면…국유기업·기술기업·ETF 추가 매입
지수 방어 넘어 전략산업 기업가치 관리…고평가·시장왜곡 우려도

이 기사는 2026년07월31일 17시18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AI 투자 과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약 2주간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는 2주동안 약 10조위안(약 2160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국 국유자본 운용회사들이 대거 주식 매입을 공개하고 추가 투입도 예고했다.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등장하는 중국의 이른바 '국가대표팀'이 다시 전면에 나선 것이다.

과거 국가대표팀이 대형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여 시장 전반의 급락을 막았다면, 이제는 중앙 국유기업과 반도체·AI 등 첨단기술기업을 매입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단순히 주가지수를 떠받치는 데서 나아가 중국 정부가 육성하는 전략산업의 기업가치까지 국가자본으로 방어하려는 움직임이다.

중국 저장성 진화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가 주식 시세판을 바라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정부계 투자기관인 이른바 '국가대표팀'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해왔다. (사진=로이터)
중국 저장성 진화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가 주식 시세판을 바라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정부계 투자기관인 이른바 '국가대표팀'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해왔다. (사진=로이터)


상하이 증시 급락에 600억위안 투입...국유자본 재배치

중국국신은 이달 중순 자회사 국신투자 관련 주체들이 주식 환매·지분확대 특별재대출과 연계자금 500억위안 이상(약 10조6000억원)을 시장 안정에 활용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도 특별재대출과 자체 자금을 이용해 중앙 국유기업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중국청퉁과 자회사 청퉁캐피털, 청양투자도 최근 국유기업 주식을 100억위안 가까이(약 2조1000억원) 매입했다. 향후 자체 자금과 특별재대출을 동원해 중앙 국유기업뿐 아니라 기술기업 주식과 관련 ETF까지 대규모로 추가 매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국신과 중국청통은 모두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관리하는 중국 국유기업이다. 일반적인 국유기업이 특정 산업에서 사업을 운영하는것과 달리, 이들은 국가가 보유한 지분과 펀드, 주식등을 운용하면서 국유자본을 재배치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른바 '국가대표팀'은 중국국신과 중국청퉁 등국유자본 운용회사를 비롯해 연기금, 국유 증권사 등을 통칭한다. 이들은 증시가 급락할 때 정부 지시나 정책 목적에 따라 주식을 사들이고 시장 안정과 국가 산업정책을 동시에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대표팀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사태 때다. 당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약 한 달 동안 30% 넘게 급락했고 이에 정부는 주식 매입과 기업공개(IPO) 중단, 주요 주주 지분 매각 제한 등을 동원해 시장을 떠받쳤다.

당시 정부계 기관이 사들인 주식은 중국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의 4.3%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투입된 자금 규모는 연구에 따라 최대 1조7000억위안(약 360조원)에 달했으며, 매입 대상도 대형 국유기업부터 중소형주까지 시장 전반에 걸쳐 있었다.

이후에도 이들의 활약은 계속됐다. 2015년의 국가대표팀의 목적이 무너지는 시장 전체를 구조하는 데 있었다면, 이후 2024년에는 지수를 직접 끌어올리는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당시 중앙회금은 2024년 1분기에만 대형주 ETF를 최소 3000억위안(약 63조6000억원)어치 사들였다.

지수 방어에서 전략기업 가치 방어로

한편 이번 개입은 과거와 사뭇 점이 있다. 매입 목적과 대상이 산업정책에 더욱 구체적이라는 것이다. 중국국신은 지난해 4월 이미 중앙 국유기업과 기술혁신기업 주식, 관련 ETF를 매입하는 데 1차로 800억위안(약 17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이 떨어질 때 지수 비중이 큰 종목을 샀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육성하는 산업과 기업을 선별해 지원한 것이다.

실제 국유자본의 보유 종목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확인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신투자는 22개 상장사의 10대 유통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보유 주식 평가액은 560억2200만위안(약 11조9000억원)에 달했다. 주요 투자 대상에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중신국제(SMIC)를 비롯해 반도체 장비기업, 양자통신기업, 항공우주 등 전략산업이다.

시장에 투입할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024년 말 상장사와 주요 주주의 자사주 매입 및 지분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3000억위안 규모의 특별재대출 제도를 도입했다. 은행이 상장사와 주요 주주에게 주식 매입 자금을 빌려주면 인민은행이 연 1.75%의 저금리로 해당 자금을 다시 공급하는 구조다.

중국국신과 중국청퉁도 이 특별재대출을 자체자금과 함께 주식 매입에 활용하고 있다. 과거처럼 증시가 폭락할 때마다 정부가 임시로 구제자금을 조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할 때 반복적으로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상시적인 정책 수단이 마련된 셈이다.

국가가 만든 주가 하단…거품도 떠받치나

국가자본의 매입은 급락장에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고 전략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면 정부가 선택한 기술주는 결국 국가가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가 자리 잡으면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보다 정부의 매입 대상을 좇을 가능성도 커진다.

2015년 국가대표팀의 개입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정부의 주식 매입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줄였지만, 주가가 기업의 실제 가치를 반영하는 기능은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실적과 성장성보다 국가대표팀의 매입 여부를 주가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국가가 선택한 기업에 장기자본을 공급해 기술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은 중국 자본시장의 강점이다. 그러나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국가가 매수자로 등장한다면 시장은 기업의 실적보다 정부가 어느 산업을 구할 것인지를 먼저 살피게 된다. 국가대표팀의 역할이 커질수록 중국 증시가 얻는 안정성과 잃는 시장성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