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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VC 업계에 따르면 테이밍랩은 지난해 8월 500글로벌·ZD벤처스·매쉬업벤처스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2월 카카오벤처스·매쉬업벤처스·서울대창업네트워크(SNUSV) 엔젤클럽이 참여한 시드 라운드에 이은 두 번째 조달이다. 투자 금액은 양쪽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테이밍랩 유호연 대표는 서울대 조경학과 22학번으로, 현재 휴학하고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중학생 시절부터 시계에 빠져 200종 이상을 거래한 컬렉터이자, 서울 종로의 시계 수리 명장에게 감정·수리 도제 교육을 받은 업계 실무자이기도 하다. 인천공항 위탁 감정기관에서도 교육을 받았고 ODM 시계 제작 경험까지 갖췄다. 창업 팀 역시 명품 시계 생애주기를 이해하는 '시계 러버'들로 구성됐다. 조현익 카카오벤처스 선임심사역은 시드 투자 당시 빠른 실행력과 고객 집착, 업에 대한 전문성을 투자 이유로 꼽았다.
테이밍랩은 시장의 구조적 틈을 파고들었다. 명품 시계 가격은 국가마다 다르다. 국내에서 저평가된 모델이 일본이나 홍콩에서는 더 높은 값에 거래된다. 테이밍랩의 플랫폼 '왓타임(WhatTime)'은 이 가격 역전을 사업 모델로 삼았다. 국내 개인 판매자로부터 시계를 직접 매입한 뒤, 일본·홍콩·미국·중국 등 4개국 20여 개 전문 리셀러 네트워크로 재판매하는 크로스보더 구조다. 회사가 스스로를 '글로벌 B2B 워치 딜러'라고 규정하는 이유다.
직매입 방식을 택한 것도 전략적 선택이다. 중개 플랫폼과 달리 회사가 재고 위험을 직접 지는 대신, 판매자에게 당일 즉시 입금이 가능하다. 인천세관 공식 위탁 감정소와 협력해 정품 검증도 내재화했다. 개인 고객 재방문율이 80%를 넘고, 상당수 거래가 1시간 안에 완료되는 배경이다. 다이얼 재생 여부나 링크 수처럼 구매자가 놓치기 쉬운 정보를 공개하는 것도 신뢰 확보 장치다. 동종 업계 대비 절반 수준의 재고 보유 기간을 유지하며 회전율을 높여 낮은 마진율로 경쟁한다.
지난 6월에는 자체 개발한 '프라이싱 AI'를 도입했다. 수만 건의 글로벌 시세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전 세계에서 수요와 가격이 가장 높은 국가를 기준으로 매입가를 산정하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전문 감정사의 수동 방식 대비 가격 산정 속도가 100% 빨라지고, 일간 매입 처리 가능 개수가 8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품 진위와 상태를 자동 판별하는 감정 AI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성장세는 가파르다. 프리시리즈A를 마무리한 지난해 8월 월 매출 10억원을 넘어섰고, 프라이싱 AI 도입 후인 지난 6월에는 글로벌 B2B 서비스 론칭 400일 만에 월 매출 20억원을 돌파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한국·일본·홍콩 3개국에 법인을 두고 총 7개국에서 수출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플랫폼 내 개인 간 거래는 시세의 90~105% 수준에서 이뤄지며 거래 성공률은 70%를 넘는다.
중고 명품 시계 시장은 환금성이 높아 자산 성격을 띤다. 국내에서는 두나무 자회사 바이버, 네이버와 제휴한 시계거래소 등이 경쟁하고 있다. 대형 자본을 앞세운 이들과 달리 테이밍랩은 직매입과 크로스보더 수출입, AI 기반 매입가 산정이라는 조합으로 차별화를 노린다. 시계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만든 회사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