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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모이는 서울공항"…세계청년대회, 폭염·교통·숙박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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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나 기자I 2026.11.05 16: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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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한국서 평화·화합 메시지…190개국 청년 50만명 참가 예상
상암·서울공항 행사장 낙점…시민 불편·경호·인파 수용 고려
폭염 속 최대 4㎞ 도보 이동 우려…조직위 "냉방·급수시설 마련"
50만명 숙소 확보 추진…정부·서울시 안전관리 총력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내년 8월 교황 레오 14세와 전 세계 청년들이 한국에 모인다. 190여개국에서 청년 50만명이 참가하고 마지막 날 파견미사에는 최대 10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청년대회(WYD)는 비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처음 열리는 데다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한여름 초대형 국제행사인 만큼 폭염과 인파 관리, 숙박·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숙제로 떠올랐다.

5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가 대회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가 대회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화문 대신 상암·서울공항…시민 불편 최소화 ‘최우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는 5일 서울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본대회 운영계획과 주요 행사장을 공개했다. 세계청년대회는 1986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된 가톨릭 최대 청년 축제다. 서울 대회는 17번째 국제대회로 아시아에서는 1995년 필리핀 마닐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 공개된 주요 행사장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이다. 8월 3일 개막미사와 5일 교황 환영행사, 6일 십자가의 길은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7일 밤샘기도와 8일 교황이 집전하는 파견미사는 서울공항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조직위는 개막미사 20만명, 교황 환영행사 30만명, 십자가의 길과 밤샘기도 각 50만명, 파견미사 100만명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조직위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시복식이 열렸던 광화문광장 대신 상암과 서울공항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시민 불편과 안전 문제다.

이경상 조직위 총괄 코디네이터 주교는 “장소 선정의 대원칙은 시민들에게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광화문에서 행사를 열면 세종로 일대 도로를 여러 날 통제해야 해 시민 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4년에는 일요일 반나절만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여러 날 행사가 이어지는 만큼 상암월드컵경기장과 주변 광장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4년 광화문 시복식은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의 역사가 남아 있는 장소에서 교황이 미사를 집전한다는 상징성이 컸다. 반면 이번 세계청년대회는 역사적 상징성보다 대규모 인원을 안전하게 수용하고 시민 불편을 줄이는 데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최대 100만명이 모이는 파견미사 장소로 서울공항을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공항은 군 공항으로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되지만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고 주요 간선도로를 장기간 통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교황을 비롯한 세계 각국 참가자들의 경호와 보안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 주교는 “서울공항은 100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고 활주로를 제외하면 상당 부분이 풀밭으로 이뤄져 있다”며 “간이 화장실 설치와 오폐수 처리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교통 접근성이다. 서울공항 인근에 지하철역이 있지만 참가자들은 행사장까지 약 2.8~4㎞를 걸어야 한다. 8월 폭염 속에서 수십만명이 동시에 이동할 경우 온열질환과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주교는 “서울공항 주변에 지하철역 4곳이 있고 여러 노선이 연결돼 있어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며 “순례의 특성상 일정 거리를 걷게 되지만 이동 경로에 식수와 냉방을 지원하는 쿨링 포인트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여름 폭염·50만명 숙박시설 확보 과제

행사 시기를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8월 초는 국내에서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로 장시간 야외에서 진행되는 행사 특성상 안전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회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안전 문제를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행사 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학교 방학과 휴가철을 고려하면 현재 일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주교는 “기상청 통계 등을 참고해 장마가 끝나고 태풍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기를 고려했다”며 “일주일만 늦춰도 개학 준비 때문에 학교시설을 숙소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각국 청년들의 휴가 기간과 참가 가능성, 국내 시설 활용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조직위는 폭염에 대비해 행사장에 그늘막과 냉방 쉼터, 식수 공급시설을 설치하고 살수와 개인 냉각 지원도 추진한다. 군중 이동 시뮬레이션과 폐쇄회로(CC)TV, 인공지능(AI) 기반 밀집도 분석을 통해 위험 구간을 사전에 파악할 계획이다. 또 가톨릭중앙의료원을 중심으로 전문 의료진과 응급의료시설을 배치하고 경찰·소방·의료기관이 참여하는 합동상황실을 운영한다. 기상 악화에 따른 행사 축소·중단·재개 기준도 관계기관과 협의해 마련할 예정이다.

숙박시설 확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조직위는 성당과 신자 가정의 홈스테이, 학교 체육관·강당, 대학 및 공공시설 등을 활용해 총 50만명을 수용한다는 목표다. 서울대교구가 27만명, 서울시와 교육청·교육부 및 다른 교구 등이 23만명을 분담한다. 정부는 학교시설에서 약 10만명, 서울시는 공공시설에서 4만명을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위는 내년 5월 말 참가 등록이 마감되면 국가별 인원과 숙소 배정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는 “사람의 가치는 증명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라며 “2027년 여름 서울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만이 아니다. 서로 다른 젊은이들이 만나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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