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음에도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던 자동차 품목관세도 오는 11월1일부터 15%로 적용된다.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경주박물관에서 한 시간 50여분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 같은 한미 관세협상 합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정상회담 이후 이뤄진 간담회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담 후 “한국과의 협상이 거의 마무리됐다(pretty much finalized)”고 밝혔다.
한미는 앞선 7월 말 한미 관세협상 타결 때 합의한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투자 약속 중 2000억달러를 10년에 걸쳐 직접투자하기로 했다. 한국 외환시장 부담을 고려해 연간 한도는 200억달러 이내로 정했다. 나머지 1500억달러는 대출, 보증 등 간접투자 방식으로 이뤄진 조선업 협력 투자 패키지다.
7월 합의에 따라 자동차 품목 관세는 15%로 인하되며 자동차부품에도 동일한 세율이 적용된다. 복제 의약품은 일정 유예기간을 두고 항공기 부품·제네릭 의약품·미국 내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재 등은 무관세로 합의됐다. 반도체의 경우 대만과 같은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 보장됐다.
투자 수익 배분은 한미 양국이 5대5로 나누되, 20년 내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한국에 유리한 비율로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 실장은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고, 프로젝트 간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특수목적법인(SPV) 구조를 적용해 리스크를 크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농축산 분야는 추가 시장 개방 없이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김 실장은 “쌀·쇠고기 등 민감 품목은 철저히 보호하고, 검역 절차는 협력 수준에서 정리했다”고 밝혔다.
통상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를 두고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의 대미투자 규모가 연 200억~300억달러였다는 걸 고려하면 연 200억달러 수준의 합의는 감당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간 무역협상도 이미 큰 틀에서 합의된 상황에서 한미 간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면 굉장히 불리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자동차 품목관세 15% 적용 시기가 구체화하며 분기당 수조원씩 손실을 입었던 국내 완성차 및 부품산업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대미투자를 두고 미국과 세부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사이 유럽연합(EU)과 일본산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아지며 우리 완성차 브랜드는 미국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뛸 수밖에 없었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북미에서 사상 최대 판매량을 경신하면서도 25%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현대차·기아는 25% 관세 적용이 본격화한 2분기 도합 1조6000억원 손실을 봤다. 3분기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의 3분기 대미 관세 손실만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현대차가 1조5000억원, 기아가 1조2000억원으로 관세 부담이 집중된 3분기 총 2조7000억원대의 대미 관세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완성차 업계에 대미 관세 15%로 인하는 절실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연간 25%의 대미 관세가 유지되면 현대차·기아의 연간 손실액이 8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15%로 인하될 경우 5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업계도 한숨을 돌렸다. 북미는 국내 타이어 업체의 전략 시장으로 각사가 약 25~30%가량 매출 비중을 갖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3분기 3사에만 관세 비용 부담이 약 1200억원가량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