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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도 전기차 만든다…버추얼 트윈이 낮춘 개발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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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빈 기자I 2026.06.30 18:18:14

다쏘시스템 플랫폼으로 개발 속도 높여
설계·시뮬레이션·제조 단일 환경 연결
전기 트럭·자율주행 셔틀 개발 가속
소규모 팀도 복잡한 차량 시스템 구현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무대가 승용차를 넘어 도시 전체로 넓어지고 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은 중형 상용 트럭, 전기버스와 트램, 자율주행 공유 셔틀, 라스트마일 배송 차량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다.

모빌리티는 이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도시 운영, 물류 효율,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산업 생태계의 과제가 됐다. 이 변화의 주체도 대형 완성차 제조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터키, 프랑스, 인도 등 각국의 스타트업과 신흥 제조사들이 기존 업계가 상대적으로 덜 주목했던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빈저가 개발한 중형 상용차용 배터리 전기 섀시 플랫폼. 상업용 밴, 박스 트럭, 스쿨버스 등 다양한 차체에 맞게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다쏘시스템)
하빈저가 개발한 중형 상용차용 배터리 전기 섀시 플랫폼. 상업용 밴, 박스 트럭, 스쿨버스 등 다양한 차체에 맞게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다쏘시스템)
이들이 공통적으로 활용하는 기반은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이다. 설계, 시뮬레이션, 제조를 클라우드 기반 단일 환경에서 연결하고, 버추얼 트윈을 통해 물리적 시제품 이전 단계에서 개발 리스크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소규모 팀도 복잡한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산업 표준 수준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스타트업 하빈저는 클래스4~7 중형 상용 트럭 시장의 전동화에 주목했다. 전기 승용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동안 중형 상용 트럭은 수십 년 된 기술에 의존하며 전동화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하빈저는 상업용 밴, 박스 트럭, 스쿨버스, 모터홈 등에 적용할 수 있는 배터리 전기 섀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하빈저의 전략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단순 개조하는 방식이 아니다. 배터리와 전기 파워트레인, 드라이브트레인 전문성을 결집해 확장형 섀시 아키텍처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다.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통해 제품 개발 전 주기를 통합 관리하고, 버추얼 트윈 환경에서 섀시 시스템을 검증하고 있다. 다양한 차체와 용도에 맞게 확장 가능한 플랫폼 전략을 통해 중형 트럭 전동화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보잔카야 엔지니어가 다쏘시스템 3DEXPERIENCE 플랫폼을 활용해 친환경 대중교통 차량의 3D 설계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다쏘시스템)
보잔카야 엔지니어가 다쏘시스템 3DEXPERIENCE 플랫폼을 활용해 친환경 대중교통 차량의 3D 설계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다쏘시스템)
터키 기반 제조사 보잔카야는 친환경 대중교통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방콕, 나폴리, 베오그라드, 이아시 등 세계 주요 도시가 보잔카야의 전기버스와 트램 등 친환경 교통 차량을 도입하고 있다. 보잔카야는 터키 최초의 국산 전기버스와 국내 최초 무인 지하철, 모듈식 구조의 저상 트램 등을 개발·제조해왔다.

보잔카야는 더 복잡한 차량 시스템을 정확하게 개발하기 위해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과 이노베이티브 모듈 앤 테크놀로지 산업 솔루션을 도입했다. 설계와 시뮬레이션, 제조가 하나의 협업 환경에서 연결되면서 생산 정확도는 높아지고 오류는 줄었다. 통합 디지털 개발 환경은 보잔카야가 세계 도시별 맞춤 요구에 대응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 밀라 그룹은 자율주행 공유 셔틀을 통해 도시 이동의 마지막 구간을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차, 지하철, 트램 역 등 교통 허브와 이용자를 잇고, 저밀도 지역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밀라는 최대 22명이 탑승 가능한 자율주행 공유 셔틀을 개발 중이며, 승객 1인당 비용 절감과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도심 혼잡 완화를 목표로 한다.

밀라 그룹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 공유 셔틀. 교통 허브와 이용자를 연결하고 저밀도 지역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다쏘시스템)
밀라 그룹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 공유 셔틀. 교통 허브와 이용자를 연결하고 저밀도 지역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다쏘시스템)
밀라는 프랑스 국영철도 SNCF와 철도·도로 겸용 초경량 셔틀을 개발하고, 라 포스트의 자동화 배송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 공유 모빌리티, 물류 자동화가 결합된 복합 개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한다. 버추얼 트윈으로 공장을 구현해 컨셉부터 생산까지 전 단계를 디지털로 연결하고,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 공정 관리와 추적성을 확보했다.

인도 스타트업 누메로스 모터스는 라스트마일 배송용 전기 스쿠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인도 이륜차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사막의 고온과 산악 지역의 영하 기온, 해안의 염분과 습기 등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전기 스쿠터는 부족했다.

누메로스는 배송 종사자를 위한 전기 스쿠터 ‘디플로스’를 개발하고 있다. 벵갈루루의 개발 시설에서 엔지니어 150명을 포함한 250명 이상이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쏘시스템의 이노베이티브 모듈 앤 테크놀로지 솔루션을 활용해 설계 완성도와 개발 효율을 높이고 있다. 디플로스는 자이살메르의 사막, 마날리의 영하 기온, 고아의 해안 환경 등 다양한 조건에서 검증을 거쳤다.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 중인 누메로스 모터스의 전기 스쿠터 ‘디플로스(Diplos)’ 3D 설계 화면. 누메로스는 인도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의 극한 운행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버추얼 트윈 기반 설계·검증 프로세스를 활용하고 있다. (사진=다쏘시스템)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 중인 누메로스 모터스의 전기 스쿠터 ‘디플로스(Diplos)’ 3D 설계 화면. 누메로스는 인도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의 극한 운행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버추얼 트윈 기반 설계·검증 프로세스를 활용하고 있다. (사진=다쏘시스템)
이들 사례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이 더 이상 차량 한 대를 잘 만드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형 트럭 전동화는 도시 배송 인프라를 바꾸고, 전기버스와 트램은 대중교통과 도시 환경을 변화시킨다. 자율주행 셔틀은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메우고, 라스트마일 전기 스쿠터는 배송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한다.

경쟁의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네 기업 모두 대형 완성차 제조사는 아니지만, 버추얼 트윈 기반 통합 개발 환경을 갖추면서 복잡한 전기·자율주행 차량 시스템을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 물리적 시제품에만 의존하던 과거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개발 복잡성을 가상 환경 검증과 실시간 협업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결국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은 아이디어를 얼마나 빠르게 검증하고, 설계 변경의 영향을 얼마나 신속하게 파악하며, 시장 요구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차량의 경계를 넘어 도시 이동 방식 전체를 재설계하려는 시도는 이미 시작됐고, 그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디지털 개발 플랫폼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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