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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이 모델 경쟁에서 연산능력(컴퓨팅 파워) 경쟁으로 옮겨가면서 AI 데이터센터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특히 생성형 AI를 넘어 AI 에이전트 시대가 열리면 AI가 처리하는 최소 단위인 ‘토큰(Token)’ 사용량이 폭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큰이 늘어날수록 GPU와 전력, 데이터센터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5년간 전 세계 AI 인프라 투자가 5조5000억달러(약 94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이를 ‘역사적 인프라 전환기’로 보고 초대형 AIDC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 1GW·GS 2.4GW…SK는 15GW ‘압도적’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은 곳은 SK(034730)그룹이다.
SK텔레콤(017670)을 중심으로 2029년까지 5GW, 2035년까지 15GW 규모의 AIDC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18.4GW 목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규모다.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 네이버가 장기적으로 1GW, GS그룹이 2.4GW 규모를 추진하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SK의 전략은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그치지 않는다. AWS와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추진하고, KKR과 IMM-스톤브릿지 컨소시엄 등 투자자에 지분매각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는 것처럼 해외 자본과 글로벌 AI 수요를 함께 확보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 동남아 시장을 핵심 타깃으로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업계는 SK가 1000조원에 달하는 투자 재원을 자체 조달하기보다 해외 기관투자자와 앤스로픽,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금융 구조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 데이터센터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시설이 아니라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이라며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15GW를 구축해 대한민국 AI 국가 인프라와 ‘토큰 팩토리’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는 ‘토큰 팩토리’…지방 전력망과도 맞물려
정부가 제시한 메가 프로젝트는 단순한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이 아니다. 충청·영남·호남·강원 등 전력과 부지가 풍부한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분산 배치해 전력망과 AI 산업을 함께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SK 역시 계열사를 총동원해 SK에코플랜트의 건설 역량, SK하이닉스의 HBM, 에너지 계열사의 전력·냉각 기술을 결합한 수직계열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AI 데이터센터가 단순 저장시설이 아니라 AI 연산 결과물인 토큰을 생산하는 ‘토큰 팩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엔비디아 AI 팩토리 플랫폼(DSX)을 기반으로 국내에 기가와트(GW)급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2027년 첫 AI 팩토리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NCP)’에도 참여해 AI 서비스 운영 비용을 낮추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수요는 아직 충분…승부는 해외 시장“
현재 데이터를 저장하는 국내 데이터센터 공급은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회장은 ”현재 국내에서 데이터센터 용량 부족 때문에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했다. 이번 메가 프로젝트는 현재 수요보다 향후 국내 AI 토큰 수요와 글로벌 AI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의미다.
SK 등 민간 기업들은 AI 인프라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18.4GW 공급망을 구축하고 SK 등이 향후 10년간 매년 10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이유도 AI 에이전트 와 피지컬AI, 로봇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 속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김영준 다우데이터 데이터센터사업총괄 이사는 ”이제 데이터센터 시장은 국가 간 AI 수요를 유치하는 경쟁“이라며 ”한국이 전력·서비스 효율성·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해외 빅테크의 거점으로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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