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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쟁’ 후폭풍 3년…버드라이트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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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관 기자I 2026.08.03 22: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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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광고 논란에 판매 회복 실패…모회사 AB인베브, 마케팅 무게중심 이동
美 맥주시장도 건강·저도주 소비 확산…‘브랜드 리스크’보다 구조적 변화 더 큰 변수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미국의 대표 맥주 브랜드 버드라이트(Bud Light)가 ‘문화전쟁(culture war)’의 상징으로 떠오른 지 3년이 지났지만 판매 회복에 실패하면서 모회사 AB인베브가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보수층을 겨냥한 스포츠 마케팅과 UFC 후원 등 이미지 회복에 나섰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광고 예산을 미켈롭 울트라 등 성장 브랜드로 옮기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버드라이트를 사실상 언급하지 않은 채 미켈롭 울트라와 부시 라이트 등 성장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버드라이트는 2023년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바니와의 협업 이후 보수 진영의 대규모 불매운동에 직면하며 미국 판매 1위 자리를 잃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의 미디어레이더 분석에 따르면 버드라이트 광고비는 논란 직후인 2023년 1억 2520만 달러(약 1788억원)까지 늘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1~7월 광고비는 4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 줄었다. 반면 FIFA 북중미 월드컵 공식 맥주인 미켈롭 울트라 광고비는 같은 기간 38% 증가한 1억 1400만 달러(약 1628억원)를 기록했다. 현재 미켈롭 울트라는 미국 판매 1위 맥주로 올라섰다.

AB인베브는 버드라이트 회복을 위해 NFL과 UFC 후원, 코미디언 셰인 길리스와 가수 포스트 말론, NFL 스타 페이튼 매닝을 앞세운 광고를 내보내는 등 ‘미국적 이미지’를 강화했다. 지난 6월 백악관에서 열린 UFC 행사에도 스폰서로 참여했지만 소비자 이탈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버드라이트 부진을 단순히 ‘문화전쟁’의 결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미국 맥주시장 자체가 축소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저칼로리 맥주와 RTD(즉석음용) 칵테일, 합법화된 대마초 등으로 소비를 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치료제(GLP-1) 확산으로 음주량이 줄어드는 현상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버코어ISI는 버드라이트의 올해 미국 판매량이 1270만 배럴로 지난해(1580만 배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성기였던 2007~2008년 판매량 4100만 배럴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AB인베브는 저칼로리·저알코올·글루텐프리 제품을 확대하고 컷워터(Cutwater) 등 RTD 칵테일 사업을 키우며 성장축을 이동하고 있다. 회사는 2021년부터 전 세계 50개 핵심 브랜드에 마케팅을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해왔으며 최근에는 건강과 웰빙 트렌드에 맞춘 브랜드 육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버드라이트 사례가 ESG나 다양성 마케팅 자체의 실패라기보다 브랜드 정체성과 소비자 기반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마케팅 리스크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한다. 동시에 미국 주류시장이 건강과 저도주 중심으로 재편되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브랜드보다 소비 트렌드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AB 인베브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마르셀 마르콘데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에서 판매량 1위 맥주가 미켈롭 울트라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출시한 미켈롭 울트라의 급속한 성장은 건강과 웰빙 트렌드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고 말했다.

버드 라이트(사진=버드라이트 홈페이지)
버드 라이트(사진=버드라이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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