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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뼈대는 KYC·AML 같은 전통 금융의 것들이지만, 그 위에 365일 멈추지 않는 T+0 정산과 자산 유동화가 극대화되는 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라며 “지금 자본시장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조사역은 현재 금융 인프라를 ‘1970년대에 지어진 낡은 집’에 비유했다. 금융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은행과 예탁결제원 등 중앙기관이 개입해 장부를 대조하는 배치 처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웹3에서는 신뢰의 역할을 코드가 일부 대신하면서 24시간 무중단 거래와 T+0 즉시 정산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기존 금융에서 각각 분리돼 있던 자산과 결제도 하나의 거래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짚었다. 사례로는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 ‘BUIDL’과 JP모건의 오닉스(Onyx)를 리브랜딩한 키넥시스(Kinexys)를 들었다. 국채 등 토큰화 자산과 예금 토큰을 동시에 교환해 자산 보유와 결제, 담보 설정과 자금 이전을 하나의 거래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융 인프라가 바뀌더라도 법과 규제의 역할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물자산 토큰화가 현실에서 작동하려면 블록체인상에서 증명된 권리를 실제 권리로 인정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조사역은 “토큰화에 필요한 것은 금융기관이 아니라 수학과 법률”이라며 “암호학적 장부와 법적 장부가 동기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상 자산의 유일성과 소유권 이전은 알고리즘 등에 기반한 전자서명을 통해 기술적으로 증명할 수 있지만, 국가나 법원이 이를 실제 소유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현실에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금융에서 활용하기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분산원장을 증권 발행·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세부 제도 운영을 위한 하위 법규도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한 조사역은 이와 관련해 실물연계자산(RWA)과 토큰증권(STO)의 차이도 짚었다. RWA를 넓은 범주로, STO를 법적 규율을 받는 RWA의 한 유형으로 구분했다. 다만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국내 STO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RWA와 비교해 탈중앙금융(DeFi)과 결합하는 데 제약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제도 시행 초기에는 토큰증권이 기존 증권과 어떤 차별성을 갖는지를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조사역은 “기존 증권과 무엇이 다르냐는 이슈가 초기에는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규제는 국가 간 경쟁의 수단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조사역은 “규제는 시장을 정돈하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지금은 국가 간 패권 경쟁의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을 통해 자국 통화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금융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반면, 유럽과 한국은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규제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조사역은 국내 법 체계에 대해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을 중심으로 한 증권 규제 체계에서, 나머지 디지털자산은 별도의 법체계에서 다뤄지는 구조로 발전할 것으로 봤다. 블록체인의 효율성을 활용하면서도 KYC·AML과 투자자 보호 등 전통 금융의 안전장치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