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로 살아온 서울대 노숙 절도범 사연…檢 "사회복귀 지원"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외벽을 타고 서울대 건물에 침입해 9회에 걸쳐 절도 범행을 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A씨의 신원을 회복해주고 구속취소 및 취업교육 이수 조건부로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캠퍼스 내 여러 건물에 들어가 연구실과 교수실 등을 돌며 현금 219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이에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달말 A씨를 구속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 수사 결과, 피의자 A씨는 사업실패 이후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는 바람에 일용직 노동조차 할 수 없게 되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관악산에서 수년간 노숙생활을 하기에 이르렀고, 이 과정에서 법원의 실종선고에 따라 약 12년간 사망자로 간주돼 오다가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검찰을 통해 피의자의 사연을 접한 서울대학교 교수, 임직원인 피해자들은 피의자 A씨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전했다.

검찰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피의자가 다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신속히 실종선고를 취소했고,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연계해 취업지원 등 갱생보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피의자의 재범 방지 의지를 확인해 피의자에 대한 구속을 취소하고 취업교육 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안의 구체적 사정을 세심히 살피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따뜻한 검찰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