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은행(WB)의 기예르모 베르두스코-부스토스, 옥스퍼드대 프란체스코 자네티 등이 작성한 이 논문은 주요 국제지의 기사에서 ’전쟁·제재·봉쇄‘ 등 표현이 등장하는 비중을 지수화한 ’지정학적 위협지수(Geo Threats Index)‘를 새로 만들어 충격을 측정했다.
연구진은 이 지수가 2배 이상 튀어 오를 때의 일별 유가 움직임을 기준으로 ’지정학발 유가 충격‘을 잡아낸 뒤, 그 충격이 이후 경제 변수들에 어떻게 번지는지 통계 모형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지정학적 요인으로 석유 생산량이 1% 감소하면 유가는 약 11.5% 뛰어 일반적인 공급 차질이 야기하는 유가 반응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과잉 민감도‘를 보인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지정학적 충격에 유가가 더 크게 뛰는 이유는 ’예비적 수요(precautionary behavior)‘를 만들기 때문이다. 충격 직후에는 생산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석유 재고가 단기적으로 줄어들지만, 불확실성 확대에 기업과 정부가 앞다퉈 재고를 쌓으면서 오히려 재고가 다시 늘고 가격 변동성도 커지는 양상이 관측됐다. 지정학 리스크가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감을 키워 유가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구조다.
또 지정학발 유가 급등은 물가에는 비교적 빠르게, 산업 생산에는 시차를 두고 부정적 영향을 주며, 특히 에너지 재고가 적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물가 상승·생산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데다 제조업 비중이 높아 지정학적 충격 발생 시 물가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을 공산이 크다. 특히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중동 사태에 따른 원유 수급 차질이 지속될수록 부정적인 영향도 비대칭적으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한국과 같은 수입국의 경우 △전략비축유(SPR) 확충 △공급망 다변화 △에너지 의존도 완화 등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