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진행한 첫 국정연설에서 지난 20일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오랜 기간 검증을 거쳐 승인한 연방 권한에 근거해 곧 새로운 관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행스러운 점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이 이미 체결한 협정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내가 가진 법적 권한으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대법원의 유감스러운 개입 이전에 이뤄진 합의를 계속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 등이 위법하다고 판결하면서 해당 관세 조치는 무효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24일부터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세율을 조만간 1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를 병행해 관세 부과를 검토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해법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의회의 조치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월 초 301조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과 관련해 USTR은 최근 쿠팡 투자사들이 요청한 301조 조사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형식상으로는 이해관계자의 청원에 따른 절차이지만 현실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협의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지만 301조 카드가 현실화하면 관세 압박은 물론 양국 간 통상 현안이 구조적인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자체적으로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 중이다. 정부는 한국 제도의 비 차별성과 국제 규범 부합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한미 간 전략적 소통을 통해 파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진행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는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조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미 협의가 우호적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기업에 정확한 정보가 적시에 전달될 수 있도록 진출 기업, 경제단체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 하원 법사위가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를 상대로 비공개 증언을 진행한 데 대해선 “개인정보 보호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이뤄진 조사라는 우리 정부의 뜻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전했다. 한미 공동팩트시트 이행 상황에 대해 강 대사는 “외교·산업·통상 당국이 잇따라 방미해 투자 이행 의지를 설명했다”며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위한 국내 절차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자력 농축·재처리, 핵추진 잠수함, 조선 협력 등 3대 합의 분야에 대해 그는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도록 대사관 차원에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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