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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이번 유상증자 배경으로 물리적 AI(로봇·자율주행 등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는 AI), 맞춤형 반도체, 첨단 패키징, 외부 웨이퍼 생산 등을 주요 성장 기회로 꼽았다. 회사는 성명에서 “이번 공모는 견고한 재무구조와 투자적격등급 유지 방침을 지키면서 앞으로의 성장 기회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증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장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이 크다. 인텔은 대만 TSMC 등 업계 선두주자에 도전하기 위해 신규 생산시설과 첨단 패키징 역량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실적 측면에서 인텔의 최근 성장세는 뚜렷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9% 급증해 회사 전체 매출 증가율의 두 배를 웃돌았다.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늘면서 주문량이 생산능력을 초과했다고 인텔 경영진은 밝혔다.
이에 인텔은 지난 7월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18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2028년부터 14A 공정을 활용한 대량 양산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이 기술이 대형 외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보류될 수 있다고 경고했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파운드리 사업은 테슬라를 14A 공정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이 인텔과 협력해 프로세서를 생산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추가 대형 고객 확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양사는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인텔은 지난달에도 아일랜드 반도체 생산시설 확장에 50억유로(약 8조188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로버트 시프먼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달로 인텔이 부채를 추가로 늘리지 않고도 AI·파운드리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할 ‘상당한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라클, 스페이스X,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거론하며 AI 인프라 투자 부담이 채권투자자에게만 전가되지 않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고 짚었다.
CNBC는 골드만삭스 추산을 인용해 빅테크의 AI 관련 설비투자가 올해 7650억달러, 2027년에는 1조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번 실적 시즌 중 아마존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을 이유로 그룹 내 가장 높은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시장은 유상증자 소식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인텔 주가는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올해 들어 거의 3배 뛰어 지난 7일 종가 기준 101.65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경쟁사인 AMD·TSMC는 물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의 75% 가까운 상승률도 웃도는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주가 급등이 유상증자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주가가 높을 때 증자하면 같은 금액을 조달하는 데 필요한 신주 발행 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인텔이 강세장을 발판 삼아 조달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 자금까지 확보하려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유상증자 발표 직후 10일 장 시작 전 프리마켓 거래에서는 지분 희석 우려로 주가가 4% 넘게 하락하고 있다.
이번 공모의 주관사는 JP모건증권,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글로벌마켓츠 등이 공동으로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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