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로 ‘돈 벌기’ 본격화…네카오, 수익모델도 달라
네이버는 지난 11일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4’행사에서 내년부터 검색, 쇼핑, 광고 등에 이르는 네이버의 각종 서비스에 AI를 도입하는 ‘온 서비스AI(On-Service AI)’ 전략을 밝혔다.
내년 상반기 통합검색에 생성형AI 검색 기능 ‘AI브리핑’을 공개하고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AI쇼핑앱을 출시한다. 사용자 개개인의 관심사, 특성에 맞춘 검색, 쇼핑, 콘텐츠 소비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초개인화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광고는 ‘애드부스트(ADVoost)’라는 이름으로 광고주와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배너광고를 실시간 자동 생성한다.
네이버는 사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상품, 콘텐츠, 광고를 소비하는 데 있어 최적의 경로를 제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애드부스트’를 홈피드에 시범 적용했더니 클릭률(CTR·광고 노출 횟수 대비 클릭된 비율)은 약 40% 늘었고, 광고 비용(CPC·광고주가 광고를 클릭한 사용자에 대해서만 비용 지불)은 28% 절감됐다. 이에 더 많은 광고주들이 네이버로 몰릴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22일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ifkakao)’를 통해 내년 AI메이트 ‘카나나’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톡과 별도의 앱에서 나만의 AI메이트 ‘나나’와 그룹 채팅을 돕는 ‘카나’가 AI비서 역할을 하게 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카나나에 대해 “기본적인 수익화 방향성은 구독형 모델”이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AI를 통해 기존 서비스의 성능을 향상시켜 수익을 강화하는 방식이라면 카카오는 AI를 활용해 ‘구독’ 방식의 새로운 수익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 다르다. 수익 모델이 다른 만큼 비용 효율화 전략에서도 차이가 난다.
|
◇ 네이버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로’, 카카오는 ‘융합’으로
네이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어 작년 ‘하이퍼클로바X’라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해왔던 이력으로 자체 모델 기반 AI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성낙호 네이버 기술총괄 리더는 앞서 “네이버 서비스에 특화된 형태의 AI모델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운용 비용을 3분의 2로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외 파운데이션 모델을 네이버에 맞게 파인튜닝(Fine-tuning·AI 모델을 특정 작업에 맞게 추가 학습시키는 과정)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낮다는 말이다.
이는 네이버의 전략과도 맞물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경쟁사들은 해외 빅테크이고, 이들은 AI기술을 갖고 있다. 우리 사업에 꼭 필요한,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술들을 내재화하면서 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연 매출액의 20~25%를 연구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실제로 작년 네이버의 연구개발 비용은 2조원에 육박, 매출액의 20%를 넘어선다.
네이버는 AI서비스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별도의 수수료 인상 없이 서비스 성능 향상에 따른 매출 증가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자체 생성형AI 모델 ‘카나나’ 뿐 아니라 오픈소스, 글로벌 언어모델을 두루 활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Model Orchestration·다양한 AI모델 서비스에 맞게 골라 쓰는 전략)’ 방식을 택했다.
정 대표는 “AI서비스가 각 질문에 가장 좋은 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조합하고 같은 성능을 내는 모델 중 가장 비용이 낮은 모델을 선택하도록 했다”며 “수십조원 단위의 자본이 사용되지 않으면서 가장 실용적인 해법”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의 연구개발 비용은 1조 2000억원 수준으로 매출액의 16% 정도다. 네이버보다는 적은 편이다.
LG유플러스(032640), KT(030200), SK텔레콤(017670) 등도 카카오와 유사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성낙호 리더는 네이버가 이런 전략을 세우지 않는 이유에 대해 “AI기술은 데이터를 얼마냐 넣느냐에 따라 차별화가 있을 수밖에 없어 기술 내재화 이점이 있다”며 “어린아이가 어릴 때 학습해야 잘 흡수되고 나중에는 그렇지 않은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