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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도 과세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적 기반이 될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아직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도 “현실적 여건을 가지고 검토해야지 과세철학을 가지고 논쟁할 것은 아니다”라며 실사구시적 접근을 강조했다. 정부가 10월 말까지 추진하기로 한 관련 고시에 대해서도 “잠깐이라도 유예한 다음 과세 문제를 결론 내고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정부는 당초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과세할 계획이었다.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쳐 22%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가상자산 과세제도를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했지만, 투자자 보호와 과세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시행 시기를 세 차례 미뤘다. 이번에도 유예되면 네 번째다.
당정이 유예론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청와대 기류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지난 25일 언론 공지에서 “검토 중이며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지만, 추가 유예에 무게를 두고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과세 강행 의지를 보였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국회 재경위에서 내년 과세 방침에 변함이 없느냐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현재 세법상 이미 내년부터 과세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고 답했다. 보유자 대부분이 소액 투자자인 만큼 실제 세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에서다.
과세 유예론의 주요 근거는 국내외 거래소 간 과세 형평성이다. 국내 거래소와 달리 해외 거래소나 개인 간 거래는 소득 파악이 어려워 국내 이용자에게 세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는 내년부터 가동되지만 초기 참여국은 46개국이며, 세계 최대 가상자산인 미국은 2029년부터 참여한다. 이날 당정협의에서도 해외 거래소의 과세 정보 확보 문제와 과세 체계 정비 필요성이 제기됐다.
야당은 조세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된다고 비판했다. 신정욱 개혁신당 부대변인은 “미국의 정보교환 시점과 상관없이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48개국은 이미 과세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이용자 연령도 40~50대 비중이 20~30대를 앞선다. 지지율 부담에 추진된 네 번째 유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이용자는 40대가 26.9%로 가장 많았고, 20대 이하는 17%였다.
정무적 판단도 유예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정 지지율 반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민의힘도 과세 유예를 당론으로 정한 만큼, 여당이 과세를 강행해 청년층 이탈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10월 20~22일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전주보다 1%포인트 오른 40%였다. 반면 30대 지지율은 10%포인트 하락한 22%였고, 20대 지지율도 7%포인트 떨어졌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내년부터 과세가 시행되면 2027년 발생한 가상자산 소득의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 이뤄진다. 제23대 총선(2028년 4월 12일) 직후다. 민주당 내부도 유예론에 힘이 실린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과세 유예에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2주 내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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