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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진술에 기댄 특검…오세훈 항소심, 1심 유죄까지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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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I 2026.10.23 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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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무죄…유일한 직접증거 신빙성 전반 부정
특검 "명씨 진술만으로 기소 아냐"…상고 방침
윤석열도 2심서 뒤집혀…김건희 무죄 대법 계류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1심 유죄 판단을 전부 뒤집었다. 특검팀은 징역형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핵심 증거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부터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 뒤 무죄 판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 뒤 무죄 판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은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이 유죄로 본 부분은 모두 파기했고 특검팀의 무죄 부분에 대한 항소도 기각했다. 함께 기소된 오 시장 측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후원자인 김한정씨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특검은 오 시장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의 일부를 강 전 부시장을 통해 김씨가 대신 내도록 했다며 지난해 12월 오 시장을 기소했다. 1심은 여론조사 10회 중 5회와 김씨 지급액 중 2100만원을 유죄로 인정해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특검은 1심과 2심 모두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항소심은 특검팀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핵심 진술의 신빙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명씨의 진술만이 핵심 쟁점에 대한 ‘직접 증거’라고 보면서 이를 “전체적으로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명씨의 진술에 △직접 경험한 사실과 단순히 추측에 근거하거나 과장되게 진술한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점 △자신에게 불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반복적으로 주변적인 설명만 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점 △자신이 기존에 한 진술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재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점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사정이나 주변 관련자들의 진술과 배치되어 있는 부분이 다수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검이 공소장에 기재한 범행, 주체, 범행 시기, 구체적인 범행 내용 등은 모두 증거에 의한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 된다”며 “유일한 직접 증거인 명씨의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어렵고 나머지 증거들로 인정되는 단편적인 사실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함에 오히려 재판 과정에서 그와 반대되는 사정이 많이 인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형사 재판에서 범죄 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해야 하고 유죄 입증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검사에게 있다”며 “검사의 입증이 이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하는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일부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서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노수 특검보는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많이 실망스러운 판결”이라며 “재판부에서는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느냐 없느냐라는 기준을 갖고 주로 판단을 하셨는데 저희가 이 사건을 유죄로 보고 기소할 때 명씨 진술을 믿어서 그것만으로 기소를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검이 제시한 증거로는 △오 시장 선거 캠프 관계자가 캠프에서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가 좋지 않아 문제가 됐다고 언급한 대화 내역 △김씨가 캠프 쪽의 권유로 명씨를 처음 만났다고 인정하는 내용의 강혜경씨와의 대화 내역 △오 시장이 보낸 변호사의 면담 메모 등이 있다.

박 특검보는 “이런 결정적인 증거들에 대해서 재판부에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다른 결정적인 증거들에 대해서 재판부가 그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이런 무죄 결론에 이르렀는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고를 해서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7부는 지난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수수 사건 항소심에서 1심 유죄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김건희 여사의 같은 의혹에 대해서도 1·2심은 무죄로 판단했고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앞두고 있다. 모두 민중기 특검팀이 기소한 사건들이지만, 오 시장 사건의 경우 제3자의 비용 지급이 쟁점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선출직 공직자는 직을 잃는다. 이번 판결로 오 시장은 시장직 상실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특검이 상고를 예고하면서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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