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제14차 임시전원위원회에서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관련 인권침해 방지 대책 권고 및 의견표명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안건(폐기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
안 위원장은 회의를 오후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다수 위원이 오후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밝히면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원 참석이 가능할 때 심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오는 24일 정기 전원위에서 논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상정을 보류한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의결된 기존 결정을 폐기하는 것이 인권위 설립 이후 전례가 없는 데다, 기존 결정에 무효나 취소 사유 등 하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사후적으로 파기·변경할 수 있는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당장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는 등 긴급성을 요하는 안건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안 위원장은 법적 근거 없이 기존 의결을 폐기할 경우 법적 안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위원회 독립성, 국민 신뢰 등에 미칠 영향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기한 미루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숙진·오영근·소라미·조숙현·오완호 위원 등 5명은 반발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조숙현 위원은 “위원장이 본인에게 찬성하는 위원들의 의견에만 따라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숙진 위원도 “지난달 13일 전원위에 안건을 발의한 이후 한 달 동안 숙고했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냐”고 비판했다.
반면 한석훈 위원은 “안건의 적격성에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다음 회의에서 이를 먼저 논의하는 것이 맞다”고 맞섰다.
위원 5명이 퇴장하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이날 상정된 ‘국가인권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도 의결되지 못했다. 개인정보 보호 전담 인력 증원을 담은 이 안건은 오는 21일 예정된 차관회의 전까지 통과해야 인력 운용 계획에 차질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인권위 관계자는 “부처 공동 직제증원분이라 전원위 의결과 상관없이 인력 증원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과 소라미·오완호·조숙현·김민문정 비상임위원 등 6명은 해당 안건 처리를 위한 전원위 개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런 가운데 김용직 비상임위원은 이날 별도 입장문을 내고 안건 상정 자체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과거 전원위가 적법하게 의결한 결정을 현재 위원회가 소급해 폐기하고 기관 명의로 사과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김 위원은 위원 3명 이상이 안건을 발의했다고 해서 위원장에게 이를 기계적으로 상정해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특히 이미 확정된 의결을 소급해 폐기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결정에 대한 ‘비판적 재평가’와 법적 효력을 없애는 ‘폐기’는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성과 사과 역시 당시 의결에 참여한 위원 개인의 자기책임 영역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김 위원은 과거 의결 자체에 대해서는 “인권위의 역할 및 직무 범위에 비추어 매우 적절하지 않았다”는 기존의 비판적 입장을 유지했다.
인권위는 오는 24일 정기 전원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의 상정 여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20년 ‘흉물' 골프장에 1000가구…서울 유일 신규택지 가보니 [르포]](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1400042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