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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ETF 신탁 거래 관련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주요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NH농협)의 ETF 신탁 판매 실태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올해 들어 은행권 ETF 신탁 판매는 빠르게 늘었다. 월 판매액은 지난해 12월 1조2000억원에서 올해 5월 10조8000억원으로 8.8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은행의 ETF 신탁 수수료 수익도 102억원에서 1036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금감원은 판매 규모가 급증한 만큼 소비자 부담과 판매 관행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고객들의 투자 행태와 수수료 선택이 맞지 않았다는 점이다. 은행 ETF 신탁 고객의 평균 보유기간은 42일에 불과했고, 전체 거래의 94.6%는 가입 후 6개월 안에 해지됐다. 10일 안에 매도한 초단기 거래도 37.9%에 달했다. 하지만 가입 즉시 약 1%의 수수료를 내는 선취수수료를 선택한 비중은 91.7%에 이르렀다.
선취수수료는 가입 시점에 수수료를 한 번에 내기 때문에 투자기간이 짧을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다. 1년 이내 단기 투자자인 경우 상품을 해지할 때 보유기간만큼만 수수료를 부담하는 후취수수료가 더 유리하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금감원은 “고객이 투자기간에 맞는 수수료를 선택했다면 은행이 받을 수수료는 545억원 수준이었겠지만, 실제 수취한 수수료는 3948억원으로 적정 수준의 7.2배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낮은 목표수익률 설정도 수수료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목표수익률을 5% 이하로 설정한 계좌가 58.1%였고, 3% 이하도 20.8%를 차지했다. 목표수익률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면 자동매도가 자주 발생해 거래 횟수가 늘고, 그만큼 수수료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1억원을 13차례 ETF에 투자한 고객이 선취수수료를 선택하면 후취수수료를 선택했을 때보다 수수료를 1622만원 더 부담하고, 투자기회 손실까지 합하면 총 2421만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고령층 등 투자 취약계층의 거래도 늘고 있다. ETF 신탁 투자자의 평균 연령은 59세였으며 올해 5월 기준 65세 이상 투자자 비중은 31.7%까지 높아졌다.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투자자의 ETF 신탁 가입도 지난해 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금감원은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선취·후취수수료와 중도해지수수료, 매매수수료 등 신탁 수수료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직원 성과평가(KPI)와 판매 절차도 함께 손질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가장 유리한 수수료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제도가 손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투자자의 선택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ETF 신탁은 고객이 직접 투자 종목과 매매 시점을 결정하는 상품이어서 투자자의 선택권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선취·후취수수료 역시 현재는 고객이 직접 선택하는 구조인 만큼 TF 논의를 통해 소비자 보호와 선택권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