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사설에서 ‘트럼프, 김정은에게 다시 구애하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결정이 “대북 억지력과 준비태세를 약화시키는 신호”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매년 연합훈련에 반발해왔다는 점을 들어 이번 결정이 사실상 김 위원장을 달래기 위한 유화 조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미 연합훈련을 “상당히 축소하라”고 미 국방부에 지시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이유로 들었다. 북한이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위협적이지 않고 미국을 존중해왔는데 연합훈련이 적대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이 미국의 이란 비핵화 노력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함께 드러냈다.
미국 AP통신은 이날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결정이 단순한 한미 관계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아시아 안보 이익 전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인 한국보다 북한의 입장을 배려하는 듯한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에도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를 지낸 댄 프리드는 AP에 “미국의 국익을 찾기 어렵다”는 취지로 평가하며 한국과 일본을 약화시키고 대만과 나토를 불안하게 하는 반면 중국과 북한에는 힘을 실어주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대니 러셀도 “동맹을 벌주면서 적을 고무하는” 뒤바뀐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트럼프는 북한보다 한국을 선택하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달래기 위해 서울과의 연합훈련을 축소하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사용했던 ‘훈련 축소를 통한 대북 협상’ 카드를 다시 꺼냈지만 당시와 달리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크게 고도화됐다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70년 넘게 이어진 한미동맹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특히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한미훈련을 중단하거나 축소했지만 북한 비핵화 협상은 결국 결렬됐고,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오히려 확대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최근에는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까지 강화하고 있어 1기 때보다 안보 환경이 더 악화했다는 것이다.
미 언론들은 이번 결정이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을 자극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AP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경우 한국이 핵무기를 자체 보유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전직 외교·안보 당국자들의 분석을 전했다. WSJ 역시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동맹이라는 인식이 아시아와 유럽에서 확산할 경우 한국의 독자적 핵 억지력 확보 주장이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미군이 중동 전력 운용 부담으로 서태평양의 항공모함 전력을 조정하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까지 축소하면 중국이 역내 국가들을 상대로 미국의 안보 공약을 믿기 어렵다는 주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중국이 최근 대만과 일본, 필리핀을 상대로 군사적 압박을 높이는 상황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결국 미국 언론의 문제제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의 돌파구를 만들 수 있느냐보다 그 과정에서 ‘동맹을 약화시키면서 북한에 먼저 양보하는 모양새가 됐다’ 는 데 집중되고 있다. 2018년과 달리 북한의 핵무력은 한층 고도화됐고 북러 군사협력까지 강화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훈련 축소 카드를 다시 꺼낸 데 대한 경계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북핵 인정·주한미군 철수 제안 가능성”[only이데일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8/PS26081801338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