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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뛰는데 고용 식었다…美연준, 통화정책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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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15 19: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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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깊어진 워시, 이달 금리인상 여부 주목
9월 CPI 전년동기대비 3.7% 상승
에너지發 인플레 고착화 위험 커져
FOMC "인상 확률 22%→50%로"
CPI 쇼크, 10월 베이지북에도 반영
고용시장 뚜렷한 개선세 못 보여
시장은 인상 여부보다 시점에 주목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에너지 가격 급등뿐 아니라 서비스와 상품 전반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미국 경제는 현재 ‘물가는 다시 오르는데 성장과 고용은 활력을 잃는’ 전형적인 통화정책 딜레마에 놓였다.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리면 이미 정체된 소비와 고용이 추가로 흔들릴 수 있고, 금리 인상을 미루면 에너지발(發) 비용 상승이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고착될 위험이 커진다. 연준의 통화정책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8월(3.4%)보다 높아진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 3.6%를 웃도는 결과다. 전월대비 상승률도 0.6%로, 8월(0.4%)보다 가팔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2.6% 올라 예상치 2.5%를 상회했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9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9.1% 급등해 전체 CPI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항공료와 숙박비, 중고차, 여가용품 등 다양한 품목에서도 가격 상승이 확인됐다.

올루 소놀라 피치레이팅스 미국 경제 책임자는 이번 지표에 대해 “연준에 적색경보를 보내는 물가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것은 예상된 일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발표된 연준의 10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도 CPI 충격을 현장 데이터로 뒷받침했다. 연준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모두에서 유가 상승의 영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경유 가격 상승과 유류할증료로 늘어난 비용을 공급망 전반에 전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물가 상승의 지역적 확산도 뚜렷했다. 12개 지역 중 3곳은 물가가 강하게 상승했고, 8곳은 완만한 상승세, 나머지 1곳도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추가적인 물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됐다. 일부 기업들은 기존 계약이나 원자재 가격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헤지 계약이 만료되면 높아진 비용이 제품 가격에 추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시장 역시 뚜렷한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 12개 지역 중 3곳에서 고용이 완만하게 증가했고 5곳은 소폭 증가, 4곳은 보합을 기록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전체 고용 수준의 변화가 크지 않았으며 전문기술직 등을 제외하면 노동 공급도 대체로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공지능(AI)이 기업의 고용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5개 지역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AI 투자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이유로 자연감소 방식의 인력 축소에 나서거나 채용을 연기하고 향후 신규 일자리 창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로이터)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로이터)
이처럼 물가는 상승하는데 고용은 힘을 잃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미 연준의 고민도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물가 지표에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확률도 기존 약 22%에서 50%로 급상승했다. 이날 2년물 국채금리는 13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급등했고, 10년물 금리는 5.30% 수준까지 올랐다.

이에 대해 필립 뉴하트 퍼스트시티즌스뱅크 자산관리 부문 시장·경제조사 책임자는 “예상보다 높은 근원물가가 10월 FOMC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열었다”고 평했다. 이달 연준의 금리 인상론이 다시 부상하는 모습인데, 시장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한 달치 지표만으로 이달 인상을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아이라 저지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수석 금리 전략가는 “추가 금리 인상이 기본 시나리오가 됐지만 이달 인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연준 내부에서도 인상 속도를 둘러싼 의견이 갈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 인상 여부보다, ‘인상 시점’에 모이고 있다. 연준이 이달 다시 금리를 올릴지, 오는 12월까지 기다릴지는 향후 경제지표와 정책당국자들의 발언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비용 충격에 그칠지, 기업의 가격 인상을 거쳐 광범위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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