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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출자·2000억 빅딜…달아오른 펀드레이징, ‘메가 PE’만 웃나[마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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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기자I 2026.03.26 18:25:05

10년 만에 출자 재개한 경찰공제회, 내주 마무리
우본·군공 단일 GP에 2000억 ''파격'' 출자 공고
"곳간 열어 온기 돌지만…양극화 우려도 나와"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올해 상반기 자본시장(IB)에 온기가 돌고 있다. 주요 출자자(LP)들이 속속 곳간을 열며 대규모 위탁운용사(GP) 선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등판한 공제회가 있는가하면 단일 하우스에 2000억원을 몰아주는 파격적인 ‘빅딜’까지 등장하며 펀드레이징 시장이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찰공제회·군인공제회·우정사업본부 등 자본시장 큰손들이 잇따라 GP 선정 공고를 내거나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10년 만의 등판’ 경공부터 ‘2000억 빅딜’ 우본·군공까지



먼저 경찰공제회는 10년 만에 재개한 PE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 절차를 최근 마무리 절차에 돌입했다. 케이스톤파트너스·제네시스PE·BNW인베스트먼트 3개사가 최종 실사 평가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각 400억원씩 총 1200억원 집행된다. 경찰공제회는 이들에 대한 현장 실사를 마쳤으며 오는 27일 금융투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위탁운용사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10년이라는 긴 침묵을 깨고 다시금 시장의 '앵커 LP' 역할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운용사들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군인공제회(군공) 역시 대규모 출자 행렬에 가담했다. 군공은 최근 기존 출자 이력이 있는 운용사와 공동으로 사모펀드 투자를 진행할 하우스 한 곳에 최대 2000억원을 출자하기로 공고했다. 이는 신규 GP보다는 이미 검증된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믿을 만한' 하우스를 골라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다.

우정사업본부(우본)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올해 우본은 국내 공동투자 전략 펀드 위탁운용사(GP) 선정 계획을 공고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GP 1곳을 선정해 최대 2000억원을 출자하는 사업이다. 서류심사로 2개사를 추린 뒤 구술심사(PT)를 거쳐 5월 중 최종 GP를 선정하는 것이 목표다.

공고의 핵심은 우본과 GP가 100% 공동투자하는 것과 GP 역시 자체적으로 15%를 출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본이 제공하는 딜에 펀드 약정액 전액을 매칭 투자해야 하며, GP는 우본 투자액의 15% 이상(약 300억원)을 직접 출자해야 한다. 이는 LP가 딜의 주도권을 쥐면서도 GP의 책임 경영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이밖에도 정책금융 분야에서도 지원 사격이 이어진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는 최근 2026년 2차 정시 출자사업 공고를 내며 우주항공, 바이오헬스 등 국가 전략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더 나아가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민성장펀드에 대한 출자 공고도 예정돼 있는 상태다.



풀리는 LP 곳간에도 양극화?…'메가 PE' 쏠림 심화되나



출자 사업 온기로 인해 시장의 기대감이 일고 있는 반면, '부익부 빈익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주요 LP들이 곳간을 열고는 있지만, 우본과 군공의 사례처럼 단일 하우스에 2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실탄을 몰아주는 방식은 자본력이 탄탄한 대형사 위주로 자금이 쏠리는 '양극화'를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본이 내건 'GP 의무 출자 15%(최소 300억원 이상)' 조건은 펀드레이징에 난항을 겪는 중소형 운용사들에게는 사실상의 '진입 금지령'과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이번 출자 공고는 침체된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도, 동시에 확실한 트랙 레코드를 갖춘 '메가 PE'들만의 리그를 공고히 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LP들이 동시에 곳간을 열기 시작하면서 침체됐던 펀드레이징 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우본이나 군공의 사례처럼 대규모 자금을 특정 하우스에 몰아주거나 높은 장벽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현상은 자본력이 탄탄한 대형사 위주로 자금이 쏠리는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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