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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서 '데이터·시스템'으로…벤처투자 패러다임 바뀐다[마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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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기자I 2026.04.02 18:37:03

카카오벤처스 ''카벤의 숲''·DSC ''똑똑''…자체 SaaS 도입 확산
파편화된 투자정보 통합 관리…사후관리 시간 획기적 단축
심사역 이직 때마다 데이터 유실 ''고질병''…AI로 해법 모색
한국투자액셀도 바이브코딩 통한 자체 SaaS 도입해 활용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벤처투자 시장의 패러다임이 '인적 네트워크'와 '직관'에서 '데이터'와 '시스템'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과거 심사역의 투자 정보들이 엑셀 파일·이메일 등에 흩어져 있었다면, 이제는 자체 개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으로 통합되면서 벤처캐피탈(VC)·액셀러레이터(AC)들의 업무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가 바이브 코딩을 통해 자체 제작한 SaaS '카벤의 숲'. (사진=카카오벤처스 제공)


2일 VC·AC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자체 SaaS 플랫폼 '카벤의 숲'을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사의 투자 정보와 투자 지표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해당 플랫폼은 카카오벤처스 소속 조현익 수석 심사역이 바이브 코딩을 통해 직접 만들었다. 바이브 코딩이란 자연어 명령만으로 AI가 코드를 생성해 소프트웨어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포트폴리오사 정보가 부서별로 흩어져 있고, 자본·재무·투자 현황 등 확인해야 할 데이터의 소스가 각기 달라 업무 몰입도가 저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카벤의 숲' 도입 이후 심사역들은 드롭박스나 노션 등 여러 협업 툴을 뒤지는 대신, 단일 플랫폼에서 실시간 통합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반기 보고서 작성이나 포트폴리오사 미팅 전 사업 현황 파악에 소요되던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면서, 심사역들이 본연의 업무인 유망 기업 발굴과 밸류업 지원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VC 업계는 철저한 아날로그 기반의 인적 네트워크 산업이었다. 심사역 개개인의 인맥과 직관이 핵심 자산이었고, 투자 정보 역시 심사역에 따라 파편화된 상태로 머물러 있었다. 유망 기업의 지표나 사후관리 이력은 담당 심사역의 개인 엑셀 파일이나 이메일 속에 갇혀 있었고, 담당 심사역이 이직할 경우 그간 쌓아온 포트폴리오사의 핵심 데이터와 네트워크가 한꺼번에 유실되는 건 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으로 꼽혔다.

행정 업무의 비효율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분기별 운용 보고서나 기관출자자(LP) 대상 리포트를 작성할 때마다 전 직원이 매달려 수백 개 포트폴리오사의 재무제표와 주주명부를 수기로 취합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드롭박스, 노션, 카카오톡 등 서로 다른 채널에 흩어진 자료를 수집해 다시 엑셀에 입력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모됐다.

이 같은 비효율이 AI 활용 일상화와 함께 변화하고 있다. VC 중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곳은 DSC인베스트먼트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자회사 '똑똑(TokTok)'을 통해 벤처투자 전용 ERP(전사적자원관리) 솔루션을 상용화하며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똑똑의 핵심은 VC·스타트업·기관출자자(LP)를 하나의 데이터망으로 잇는 데 있다. VC용 'VCworks'는 펀드 관리와 인사·회계 등 행정 전반을 디지털화했고, 스타트업용 'STworks'는 주주명부 관리와 영업 보고 자동 생성을 지원한다. 최근 정식 런칭한 'LPworks'는 출자자들이 펀드 운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투명성을 제공한다. DSC인베스트먼트 역시 똑똑을 통해 내부 업무 효율화를 이룬 상태다.

AC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외부 개발 인력에 의존하지 않고 바이브 코딩을 활용해 직접 SaaS를 도입하고 있다. 투자본부는 비표준화된 PDF 형태의 포트폴리오사 주주명부를 자동 파싱해 지분 구조도(Cap Table)를 생성하는 도구와 상장사 레퍼런스 기반의 기업가치 추정 시뮬레이션 대시보드를 직접 개발해 실무에 적용 중이다.

사업운영실 역시 121개 포트폴리오사 정보를 노션 기반으로 통합 관리하고, 포트폴리오사가 직접 혜택을 신청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AI로 구축했다. 특히 백여현 대표부터 실무자까지 전 조직이 직접 AI를 활용해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는 바이브 코딩 방식으로 투자 사후관리와 시장 분석의 효율을 극대화하며 조직 전체의 디지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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