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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 개시 결정…'무기징역' 우즈벡인 형집행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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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기자I 2026.10.15 18: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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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찰, 거짓 증거로 자백 유도”
형집행정지도 받아들여 석방 후 재심 준비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17년 전 경남 창원에서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우즈베키스탄인이 재심을 받게 됐다.

보조로브 아크말씨의 부친 보조로브 아슬람씨(왼쪽)와 박준영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보조로브 아크말씨의 부친 보조로브 아슬람씨(왼쪽)와 박준영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15일 창원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성환)는 2009년 3월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에서 50대 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보조로브 아크말(37)씨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로써 아크말씨는 2010년 4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지 16년여 만에 다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수사 과정에서 경찰들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증명된다”고 설명했다.

또 “2009년 3월 발생한 택시 강도살인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 초기 통역 없이 아크말씨를 조사하고, 당시 현장에서 아크말씨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는데도 검출됐다고 하거나, 숨진 피해자가 마치 생존해 있는 것처럼 기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당시 19세의 외국인으로서 7월에 동종의 강도상해 범행을 저질렀던 피고인으로 하여금 도저히 범행을 부인하기 어렵다거나 혹은 부인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느끼게 할 정도로 객관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들이었다”며 “이러한 행위는 피고인을 심리적으로 와해시켜 자백하게 할 정도의 기망이라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자백을 한번 시작한 이후 자포자기식의 심리적 예속 상태에서 벗어날 계기를 갖지 못한 채 수사 종결 시까지 자백을 반복하며 수사관들의 요구·지시대로 각종 현장검증과 실황조사에 응하고, 공판 과정에서도 같은 자백을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아크말씨는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왔다가 2009년 7월 창원에서 택시 강도 혐의로 구속됐다. 같은 해 3월 명서동에서 벌어진 택시 강도 살인사건 피의자로 지목된 것이었다.

이후 아크말씨는 50대 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강도살인)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그는 2015년 7월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듬해 재심 청구 기각을 결정했다.

아크말씨는 지난해 1월 재심 사건을 주로 다루는 박준영 변호사를 통해 또다시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박 변호사는 재심 청구 이유로 “자백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이번 사건에서 당시 미성년 외국인이라는 취약한 지위의 당시 피고인이 위법한 수사와 형식적 국선 변호, 통역 없는 조사, 부실한 재판 심리 속에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심문기일에서 피해자 삭흔과 관련된 법의학자 의견과 증언, 택시 이동 경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서, 통신 기록, 범행에 쓰였다고 지목된 흉기에 대한 증언 등 당시 수사의 모순점을 언급했다.

또 수사관들의 폭행·강압 수사 의혹을 강조하며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검찰은 경찰 폭행 주장은 막연한 의혹이며 제시한 증거들은 원판결 정당성에 의심을 제기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주장하는 여러 추가 증거가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인지 등은 이번 개시 결정이 확정되고 이어질 재판부 몫으로 남긴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박 변호사가 요청한 아크말씨에 대한 형집행정지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아크말씨는 약 17년 만에 교도소 밖으로 나와 재심을 준비하게 됐다.

재판을 방청한 아크말씨의 부친 보조로브 아슬람(72)씨는 “박 변호사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과거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지 못했던 쟁점과 증거를 꼼꼼히 제출하고 판단받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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