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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M&A 시장…8조 매물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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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기자I 2026.06.09 20:07:03

[다시 뛰는 M&A]①
예비입찰·숏리스트 단계 흥행 예고
사모펀드·금융 SI 등 각축전 예고
본계약 성사는 눈높이 조율 관건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오랜기간 얼어붙었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인상 기조로의 전환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짙어지면서 매도측과 원매자 모두 거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조(兆) 단위 대형 및 중형급 딜에 다수의 원매자들이 따라붙으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메가딜이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반기의 흥행 온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예비입찰과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 선정이 진행 중인 대형 매물들의 예상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총합은 8조원에 육박한다. 구체적으로 △골프존카운티·글로벌세아 제지사업(2조원)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1조원) △넥스플렉스(9000억원) △한국펀드투자파트너스(8000억원) △KDB생명(5000억원) △율곡(4000억원) 등이다. 자금 조달 최적기를 저울질하며 쌓여만 가던 대어급 매물들이 상반기 마감을 앞두고 일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이다.

달라진 시장 분위기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 그간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를 쌓아놓고 관망세를 유지하던 대형 사모펀드들이 연내 자금 소진을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고,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시급한 금융지주들이 추가 금융사 인수에 도전하며 흥행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통화당국이 조만간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거래를 서두르게 만드는 요인이다. 금리가 오르면 매도측에서는 몸값 하락을 걱정해야 하고, 원매자 측에서는 인수금융 등 조달비용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는 매물의 핵심은 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점이다. 기존 시장이 대기업의 비핵심 자산 매각(카브아웃) 위주였다면 최근엔 인프라·에너지나 현금 창출력이 풍부한 알짜 딜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조단위 딜이 속속 등장하면서 메가딜이 시장 전체를 견인하는 K-커브(양극화)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를 관통하는 핵심 트렌드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원매자들이 철저하게 실속형 캐시카우 자산에만 지갑을 열고 있는 만큼, 막판 가격 조정 과정에서 매도측과의 눈높이 격차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이번 반전 흥행의 성패를 가를 핵심 관건”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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