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참석한 가운데 北 외교원로 김영남 영결식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북한의 외교 원로인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결식이 평양에서 엄수됐다. 이 자리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나왔다.

6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영남 전 위원장의 영결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5일) 국립묘지 격인 신미리 애국열사릉에서 전날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97세로 사망한 김영남 전 위원장의 장례식은 평양 서장회관에서 국장으로 치러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영남 전 위원장의 유해를 열사릉 입구에서 직접 맞이했다. 이후 북한 국가 연주로 영결식이 시작됐고 박태성 내각 총리가 애도사를 했다.

박 총리는 “조국과 혁명을 위한 헌신을 가장 보람 있고 영광스러운 삶으로 간주하고 일순의 탈선도 없이 애국 충성의 한길을 꿋꿋이 걸어온 결곡한 모습”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위원장은 김영남 전 위원장을 추모하며 영결식 참가자들과 함께 묵념했고, 유해가 안치되자 김영남 전 위원장에 대한 경의의 의미로 조총이 발사됐다. 이후 인공기를 덮은 영구차가 평양 시내를 이동하자 주민들은 머리 숙여 조의를 표시했다.

김영남 전 위원장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중용된 북한 외교 원로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남북관계에도 관여했던 만큼 과거 인연이 있는 국내 인사들이 조의의 뜻을 표하고 조문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조문단이나 조문 특사 파견에 대해 검토한 것이 없다”며 영결식까지 마무리됐고 남북 간 연락채널 운영도 중단돼 조문단 파견은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출생지가 대구라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은 정부가 파악한 사실과는 다르다고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김영남 위원장이 평양 출생이며, 김일성종합대학과 모스크바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2010년 9월 김영남이 평양시 중구역 출신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전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조문 특사로 파견해달라고 언급하며 “대구 경북고 출신이고, 키가 훤칠한 미남”이라고 말했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방남한 김영남 당시 상임위원장이 강원도 강릉 스카이베이호텔에 도착,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