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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살인죄는 생명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숨진 조카가 사망 직전 느꼈을 극심한 공포를 가늠하기 어렵고, 모친은 믿었던 아들의 범행으로 깊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인 모친에 대한 재범 가능성도 가볍지 않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백씨는 지난 3월 22일 경북 경주시 감포읍 나정항에서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조카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바다로 데려가 조카를 숨지게 하고, 어머니도 바다에 빠뜨려 살해하려다 목격자들에게 제지돼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백씨는 2018년께부터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지적장애가 있는 여동생, 그리고 그의 딸을 돌봐왔다. 2022년 여동생이 숨진 뒤에는 사실상 홀로 어머니와 조카의 의식주와 가사를 도맡아왔다. 범행 약 한 달 전부터는 남동생에게 “조카가 나를 너무 때린다. 이제 한계다, 너무 힘들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은 범행에 취약한 장애인과 치매 노인이었고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 범행”이었다며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또 “모친이 죽기 싫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현했는데도 피고인은 그 의사에 반해 계속 범행을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변호인은 백씨가 약 8년간 두 피해자를 홀로 부양하며 극심한 병간호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겪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후 변론에서는 “피고인을 과연 반인륜적인 사람으로 적극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지, 피해자들을 부양하면서 마음의 병을 얻게 된 또 한 명의 피해자는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백씨는 최후진술에서 “죽을죄를 지었다. 제가 조카를 죽게 했으니 형량을 많이 주십시오”라며 “만약 나가게 된다면 어머니를 모시고 잘 살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백씨는 전과가 없는 초범이며, 양형 증인으로 출석한 남동생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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