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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맡기려 이사 가는데”…실거주 세제에 우는 맞벌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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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I 2026.08.11 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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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전세 놓고 이사하려다 바뀐 세제에 부담↑
종부세 기본공제 12억→9억↓…양도세도 늘어
취학·부모 봉양 등 예외지만…타 시·군 이전해야
“비거주에 징벌적 과세…예외기준 세밀히 짜야”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40개월과 10개월 두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워킹맘 A씨는 내년 이사를 계획했다. 복직 후 둘째를 시댁에 맡기고 있는 만큼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양천구 자가를 전세 놓고 시댁이 있는 강동구 인근으로 옮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8·3 세제개편안이 나오면서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집을 팔거나 새로 사는 것도 아닌데 자가를 전세 놓는 순간 ‘비거주 1주택자’가 돼 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A씨는 “투자를 하려는 것도 아닌데 갑작스런 세제개편 때문에 이사까지 고민해야 한다”며 “거주 이전의 자유뿐 아니라 커리어와 인생 계획까지 제약받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사진=챗GPT 생성)
(사진=챗GPT 생성)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은 같은 1주택자라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을 크게 달리하도록 설계됐다. 먼저 종부세의 경우 거주용 1주택 기본공제를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반면 비거주 1주택은 9억원으로 낮춘다. 종부세 세액공제 역시 장기 ‘보유’보다 ‘거주’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양도세도 마찬가지다. 현행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 연 4%와 거주기간 연 4%를 각각 적용해 최대 80%까지 공제하지만, 개편 이후에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꿔 실제 거주기간에 연 8%를 적용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단, 정부는 △취학(고등·대학교) △직장 변경·전근 △장기간 치료·요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취학 또는 근무상의 현편으로 인한 국외거주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이사하는 경우에는 최대 3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예외를 마련했다.

하지만 여기에 육아는 별도의 예외 사유로 명시돼 있지 않다. 자녀의 고등학교·대학교 취학은 포함됐지만 맞벌이 부부가 영유아 돌봄을 위해 조부모 가까이 옮기는 경우는 ‘그 밖에 유사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A씨와 반대 사례도 있다. 고령층의 부모가 맞벌이 자녀의 육아를 돕기 위해 자신의 집을 전세 놓고 자녀 집 근처로 옮기는 경우다. 개정안은 자녀가 60세 이상 부모를 모시기 위해 주거지를 옮기는 ‘직계존속 동거봉양’은 예외로 명시했지만 부모가 손주를 돌보기 위해 이동하는 이른바 ‘황혼 육아’ 역시 별도로 규정하지 않았다.

위의 조건들을 충족해도 모두가 예외를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주거 이전일 현재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주택이어야 하고 ‘다른 시·군으로의 주거 이전’ 요건을 함께 갖춰야 한다. A씨의 경우 1년 이상 거주 요건은 채웠지만 같은 서울 내 이동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예외를 인정받을 수 없다.

이처럼 실거주자에게 세제 혜택을 집중하고 투자 목적의 비거주 주택 보유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별개로 실제 주거 형태는 훨씬 다양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과 육아 때문에 자신의 집을 임대하고 다른 집에서 전월세로 생활하는 1주택자까지 동일한 ‘비거주’ 기준을 적용하면 정상적인 생애주기상 이동까지 제약할 수 있어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집을 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준다는 이유만으로 1주택자까지 다주택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징벌적 증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집주인이 거주하든 임대를 줘 세입자가 거주하든 주택이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거주 주택에 거래세와 보유세 부담을 동시에 높이려면 왜 그렇게 과세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함께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세밀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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