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진 의원들은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향해 겸허하고 솔직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께서 신중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윤 대통령이) 솔직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 공감하셨다”고 전했다.
다만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여부를 두고는 의견이 다소 갈렸다. 친한계 의원으로 꼽히는 조 의원은 대통령실의 전폭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그는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인적 쇄신을 대폭, 가능하면 크게 했으면 좋겠는데 인사권자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 질의응답도 하는데, 대통령의 모습과 태도가 기대 이하면 국민이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반면 친윤계에서는 쇄신 주체는 대통령실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친윤계인 권영세 의원은 “대통령실 혹은 대통령이 주도해서 여러 가지 쇄신이나 개혁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들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담화문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수사를 포함해서 민감한 사안까지 다뤄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조 의원은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한 내용도) 담겼으면 좋겠다”며 “중진 의원들은 많은 국민에 오랫동안 지지를 받았던 분들이기 때문에 용산을 보지 말고 국민을 보고 가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건 지금 민심하고 좀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선 이러한 목소리를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나경원 의원은 간담회 진행 도중 나와서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담화를 두고) 지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이고 우리는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자리를 뜬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언으로 포장되는 압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내일 담화 발표 이후 당정은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한 대표는 중진 모임을 정례화해서 당과 정부가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자주 갖기로 결정했다.
간담회에는 나경원·조경태·김기현·조배숙·권영세·윤상현·박덕흠·김성원·한기호·이종배·정점식·김석기·이만희·서범수·성일종·김도읍·윤영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