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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 효과?…남아공, 피스타치오 생산 3000배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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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4.24 17:20:08

피스타치오 수요 폭증, 이란 전쟁 겹쳐 공급난
10년래 최고가 껑충…기회 포착한 남아공 농가
20톤→6만톤 증산 추진…세계 4위 수출국 목표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두바이 초콜릿 열풍과 이란 전쟁이 맞물려 ‘녹색 황금’으로 불리는 피스타치오 가격이 10년래 최고치로 치솟자,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농가들이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주요 생산국인 이란에서 전쟁으로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아프리카 유일 상업 재배지인 남아공 ‘카루’(Karoo) 지역이 차세대 수출 거점으로 부상했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두바이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피스타치오 가격이 이달 들어 거의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며 “세계 2위 생산국인 이란에서 분쟁으로 공급망이 교란되자 이미 빠듯했던 시장이 더욱 압박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13일 시장조사업체 엑스파나(Expana) 자료를 인용해 피스타치오 도매가격이 지난달 파운드당 4.57달러(약 6740원)로 2018년 5월 이후 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 2023년 말 대비 약 30% 올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피스타치오 수요는 2021년 아랍에미리트(UAE) 브랜드 ‘픽스’가 내놓은 두바이 초콜릿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급증했다. 2023년 말 UAE에 거주하는 한 인플루언서가 올린 리뷰 영상이 1억뷰를 넘기면서 다른 인플루언서들이 뒤따라 반응 영상을 찍거나 집에서 따라 만드는 레시피 가이드를 만들었다. 여기에 고디바 등 대형 브랜드가 복제품을 출시하고 한국의 ‘두쫀쿠’(두바이 쫀득쿠키) 등 변형 제품까지 등장하며 유행을 더욱 키웠다.

이러한 수요 폭증에 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까지 겹치면서 세계 주요 수입업체들의 눈길이 새로운 산지로 쏠리기 시작했다. 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곳이 남아공 카루 지역이다.

남아공 북케이프주 외딴 마을 프리스카에 본사를 둔 ‘카루 피스타치오스’의 데이비드 뮬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란 상황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가격이 크게 올랐고 많은 수입업체가 공급망 다각화 문의를 해온다”며 “올해 말 상품을 일부 보류하고 나중에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생산 목표를 지난해 20톤에서 향후 10년 동안 최대 6만톤으로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경우 남아공은 미 농무부(USDA) 최신 자료 기준 세계 4위 수출국에 오르게 된다. 카루는 이집트·모로코·튀니지의 시험 재배와 달리 아프리카에서 피스타치오 상업 재배가 대규모로 입증된 유일한 지역이다. 남아공은 이미 마카다미아 세계 1위, 피칸 3위 생산국이기도 하다.

뮬러 CEO는 “카루는 중동과 매우 비슷한 기후 조건을 갖췄다”며 “피스타치오는 본질적으로 카루의 극한 기후에 맞게 만들어진 작물”이라고 강조했다. 건조하고 햇빛이 강하며 습도가 낮아 견과류 재배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카루 피스타치오스는 재배 면적을 수천 헥타르로 확장할 계획이다. 1000헥타르 조성 시 농업·가공·물류 분야에서 직간접 일자리 800개 이상이 창출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위해 약 10억 랜드(약 600억원)의 자본이 필요하다. 뮬러 CEO는 중소 농가와 신규 농민을 상업 생산에 참여시키는 ‘아웃그로어’(외부 재배) 모델도 구축 중이다.

다만 수십년에 걸친 안정적 수확량과 수출 품질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AG캐피털의 케이시 스프레이크 이코노미스트는 “진짜 위험은 ‘지금 싸게 생산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남아공이 사이클 내내 안정적 수확과 수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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